가을

조상들은 계절에 대한 감각이 풍부했던 것 같다. 사계절에 쓰이는 계절 이름이 설흔여섯 가지나 된다.

봄으로는 이른봄 조춘(早春) 초춘(初春) 천춘(淺瑃) 헌춘(獻春), 한봄으로 중양(仲陽), 늦봄으로는 만춘(晩春) 잔춘(殘春) 춘말(春末) 모춘(暮春) 등이 있다. 여름은 초여름으로 초하(初夏), 한여름은 성하(盛夏) 성염(盛炎), 늦여름은 잔하(殘夏) 만하(晩夏) 등으로 불린다. 가을은 초가을을 초추(初秋), 한가을은 계추(桂秋), 늦가을로는 잔추(殘秋) 만추(晩秋) 등이 있다. 겨울은 초겨울을 초동(初冬), 한겨울을 증동(蒸冬), 늦겨울은 만동(晩冬) 잔동(殘冬) 등으로 부른다.

그러나 이는 개념적 철 이름으로 달마다 달에따라 부르는 계절 이름이 따로 있다. 음력으로 정월 상춘(上春) 맹춘(孟春) 2월 중춘(仲春) 3월 계춘(季春) 4월 맹하(孟夏) 5월은 계하(季夏) 라고 한다.

7월은 상추(上秋) 맹추(孟秋) 8월 중추(仲秋) 9월 계추(季秋) 10월 상동(上冬) 맹동(孟冬) 동짓달 중동(仲冬) 섣달은 계동(季冬) 이다. 흥미있는 것은 예컨대 상춘이 있었다 해서 하춘이 있는것이 아니고 철과 달마다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사계절중에도 봄과 가을 이름이 비교적 많은것은 봄 가을에 더욱 생활의 정취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27일 백로를 앞둔 탓인지 초가을이 완연한 가운데 추석(9월12일)이 든 중추가절이 짙어가고 있다.

얼마전 까지만도 밤낮으로 쪄대든 한증막 더위가 사라지고 하늘이 높아 가면서 오히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기까지 하다. 건강에 유의해야 할 때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여 풍성한 가을을 보람있게 맞이 해야겠다. 바삐 살다보니니 어느새 중추로 접어든 한가을속에 묻혔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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