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장저민 주석 정상회담 의미

김대중 대통령과 중국 장쩌민 국가주석의 7일 회담은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한 한·중 양국의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양국이 각종 국제회의 개최 및 한국의 유엔 공동의장국 선출에 대한 중국정부의 지지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해 양국 우호협력관계를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역시 남북정상회담과 이후 진행되고 있는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것이었다.

김 대통령은 “장 주석과 중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열심히 도와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고, 장 주석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관심을 갖고 대통령이 말씀한 여러 진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이 높음을 강조했다.

특히 장 주석은 “남북 관계를 진전 발전시키고 있는 대통령의 많은 노력을 알고 있다”고 우리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평가하면서 “남북 양측이 관계 진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는 말로 남북 교류협력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김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반도에서 완전한 평화체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및 미·중으로 구성된 4자회담에서 한반도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합의가 있어야 하며, 평화협정의 당사자는 남북한이 되고, 미·중이 이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같은 김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남한보다 북한에 심정적·현실적으로 가까이 있는 중국 정부의 지지와 협력이 불가결의 요소라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큰 틀에는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앞으로 다른 자리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해 이번 회담이 평화체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전초전의 성격임을 시사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10월 서울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과 내년 4월 상하이(上海)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의 협력 및 양국 지도자들의 상호 방문 확대 등에 합의했다.

특히 김 대통령이 내년 9월로 예정된 56차 유엔 의장국 선거에 한국이 출마할 것임을 밝히면서 중국 정부의 지지를 요청했고, 이에 대해 장 주석은 “가능한 그렇게 하겠다”고 답해 내년에 한국이 유엔 의장국이 될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 것도 이번 회담의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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