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일본방송 2002년 개방 시사

일본을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22일 “한·일 양국 경제계의 협력모델 실현을 위해서는 각종 관세·비관세 장벽이 하루빨리 해소되어야 하고 양국 기업이 상대방의 장점을 취할 수 있는 산업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현재 논의중인 투자협정이 조기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숙소인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가진 일본 경제인 초청만찬 연설을 통해 “일본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고 한·일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일본기업의 부품소재 분야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전남 대불과 경남 사천에 전용공단을 마련하고 임대방식으로 부지를 제공하고자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회복과 관련, 김 대통령은 “한국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며 일본과 미국, EU(유럽연합)와 IMF(국제통화기금), IBRD(세계은행), ADB(아시아개발은행)의 지원도 필요하다”면서 “이런 외부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일간의 관계개선이 절대 필요하고 우리는 이를 위해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이날 한·일 문화인 간담회에 참석, 연설을 통해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개방을 실천함으로써 일본문화에 대한 개방이 거의 전면적으로 실현되게 됐다”면서 “이제 방송분야만 남아있는데, 이것도 2002년의 월드컵 공동개최와 더불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주한미군주둔 필요성에 대해 나눈 대화내용을 소개한 뒤 “북한이 미국, 나아가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에 대해서 일·북관계의 효율적 개선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외교루트와 더불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고 말해 일·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지원의지를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대통령은 또 “한·일간 문화교류가 문화산업의 교류협력으로 확대되어 작품과사람의 차원을 넘어 자본과 기술, 경험이 결합된 차원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제 상당히 진전된 한·일간 문화교류를 바탕으로 남북한과 일본간의 3각 문화교류에 같이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통령은 숙소에서 고노 요헤이 일본 외상을 접견하고 북·일관계개선 협상의 진전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통령은 23일 도쿄 부근의 온천 휴양지 아타미로 이동, 올들어 세번째로 모리 요시로 총리와 두차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대북공조 및 양국간 경제·문화협력 방안, 재일한국인 지방참정권 문제 등을 집중협의한다.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흘간 일본을 공식 실무방문하기 위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 도쿄에 도착했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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