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즉각 개최해야

어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최근 경색정국을 풀기 위한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하였다. 이 총재는 일요일에 방영된 TV대담에서도 여권이 성의를 보이면 국회에 등원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물론 이런 제의는 날치기국회, 선거비용실사 개입 의혹, 한빛은행 대출 사건 등에 대한 대통령의 유감표명, 특검제 수용 등과 같은 전제조건이 있기는 하나 정국경색을 풀기 위하여 야당이 대화를 제의한 것은 비록 늦은 감은 있으나 환영할만하다.

이미 민주당의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하여 최근 경색정국에 대한 유감표명을 하였으며, 또한 중진회담을 제의한 상태이다. 더구나 김 대통령이 얼마 전 기자회견을 통하여 야당과 영수회담을 할 활용의가 있음을 밝혔기 때문에 영수회담을 사실상 여야간에 공히 제의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여당은 특검제 수용, 대통령의 유감 표명 등의 야당 요구는 받아 들일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나 여야 모두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정치부재 상황에 놓여 있다. 국회는 있으되 제대로 열리지 못하여 정치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국정감사, 예산심의, 각종 민생관련 법안 등 산적한 현안이 있는데도 지난 1일 개회된 정기국회는 100일 회기의 4분의1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만 했다. IMF체제를 졸업했다고 큰소리쳤던 경제문제는 또 다시 제2의 IMF사태를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일 폭락하는 증시, 고유가, 환율인상, 대우자동차 매각 부진 등과 각종 경제 현안은 해결 기미도 없는데, 정부는 공적자금 40조원이 구조 조정에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과연 정치가 무엇 때문에 필요한 것이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치의 요체는 대화이다. 대화를 통하여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이다. 여야 역시 대화를 통하여 각종 정치현안을 해결하여야 된다. 여야는 영수회담에 대한 조건만 내걸어 상대방에 책임을 되돌리지 말고 즉각 영수회담을 개최, 대화를 통하여 경색정국을 풀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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