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시화공단의 자동차용 LPG통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가스폭발사고는 대형사고에 대한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또 한번 입증했다. 98명이 사망한 대구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이나 13명이 사망한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그리고 부천 가스충전소에서의 가스폭발 등 대형 가스 폭발사고가 잇따랐는데도 가스통 제조업체에서 부주의로 이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파악된 인명피해는 사망 4명에 15명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부상자 대부분이 중화상이어서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한다. 조그만 안전관리 소홀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 오는지 또 한번 극명하게 보여준 셈이다.
사고의 직접원인은 자동차공장으로부터 반납된 불량 LPG통의 가스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앞으로의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가스통 제조업체의 안이한 자세에서 비롯된 것만은 틀림없다. 반납된 불량가스통을 해체하면서 배출되는 가스를 다른 용기에 보관하기 위한 주입기계가 없는 것이나, 안전관리책임자가 없는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는 점은 가스통 제조공장측의
중대한 과실이다.
또 불량 가스통내 잔류가스를 제거하기 위해선 수작업이어야 마땅한게 상식인데도 스파크 위험이 큰 ‘에어건’을 사용해 밸브 볼트를 돌려 뺀 것도 믿기지 않는 부주의다. 잔업시간을 연장까지 한 상황에서 밀린 일을 대충 대충, 빨리 빨리 끝내자는 작업현장 분위기가 작은 실수로 이어지고 이것이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가스의 가공할 폭발력을 감안할 때 기본적인 장비도 갖추지 않고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스는 가정이나 공장·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우리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기본 연료다. 가까이 해서 편리한 만큼 위험성이 커지게 마련인데도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 이상의 가스폭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이제부터라도 안전수칙을 엄수토록 하는 비상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스를 취급하는 사업자에게는 특히 작업 시작전에 반복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감독을 강화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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