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0순위?

스톡홀름 발(發)로 공식 발표된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후보자 중 한 사람인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알고 있다는데 정치권의 반응은 코미디적(的)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한결같이 “관심도 없고, 신경쓰지도 않는다”고 한다. 남북문제, 경제상황, 의약분업사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노벨상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은 매우 고약하다. 한국의 대통령과 여당 총재라는 신분을 떠나서 ‘우리나라 사람’이 어쩌면 노벨평화상을 타게 될지도 모르는데 무얼 그렇게 잘한다고 국정수행 운운하면서 신경 쓸 시간이 없다는 말인가. 시쳇말로 웃기는 얘기다. “김대통령이 수상만 한다면 오죽 좋겠습니까”이렇게 터놓고 말해도 흉볼 사람 아무도 없다.

반면에 야당은 “김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된다면 당연히 축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한때 몇몇 야당 인사가 김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 못하도록 하겠다는 참으로 희한한 로비(?) 얘기를 꺼내서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래도 축하는 하겠다는 게 아닌가. 야당의 어떤 인사는 “그렇지 않아도 독선적인 김대통령이 노벨상까지 수상하게 된다면 정국운영에 있어서 더욱 야당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했다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세계적인 평화상을 받았는데 국내에서 평화적이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지난 2일 한나라당 김만제 정책위부의장이 총재단 회의에서 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김대통령이 ‘노벨상 0 순위’에 올랐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한국식 로비 덕분이라는 말도 있다”고 말해 또 화제가 되었다. 정치인들의 취중호언이나 돌출발언이라는 것이 원래 ‘터트려 놓고 보자, 나 ‘사실이 아니면 말고’식이지만 정말 수상한다면 국가적 대경사이다. 13일 오후 6시의 외신이 기다려진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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