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드림팀 전사'들 명암 교차

쉴 짬도 없이 국내 정규리그에 투입된 시드니올림픽 ‘드림팀 전사’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시드니에서의 활약이 그대로 이어져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경기 감각을 잃어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도 즐비하다.

올림픽 상한가를 국내 리그에서 재현한 대표적 사례는 ‘히팅 머신’이병규(LG)와 ‘극일전사’ 구대성(한화), 그리고 ‘닥터K’김수경(현대) 등.

그러나 이승엽(삼성), 임선동(현대), 정수근(두산) 등은 국내 리그에 돌아와서는 고개 숙인 남자가 됐다.

올림픽에서 한국 타선의 첨병 역할을 해냈던 이병규는 팀에 복귀하자마자 4할대의 맹타를 휘둘러 LG가 매직리그 1위를 굳게 지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올림픽 전 최다안타 2위에 머물렀던 이병규는 1위 송지만(한화)이 부상으로 빠진 행운까지 겹쳐 최다안타왕 타이틀 2연패까지 사실상 확정지었다.

시드니에서 일본과의 2차례 대결을 모두 승리로 이끈 구대성은 복귀 이후 첫 등판을 선발승으로 장식하면서 생애 두번째 방어율왕을 예약했다.

다승 1위 김수경도 복귀 첫 등판에서 간단하게 1승을 추가, 시즌 18승으로 다승왕 다툼에 절대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이들의 맹활약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국민타자’이승엽의 부진.

팀 복귀 이후 이승엽은 경기에 나설 때마다 삼진 퍼레이드를 벌여 팬들 뿐 아니라 갈길 바쁜 팀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삼성은 김기태마저 올림픽 후유증으로 타격 침묵에 빠져 연일 매경기 1점씩밖에 뽑지 못하는 빈공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빠른 발과 재치있는 타격으로 시드니 그라운드를 누볐던 정수근(두산)도 슬럼프에 빠져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에서 실망스런 투구로 명성에 금이 갔던 임선동도 복귀 무대에서 집중타를 허용하는 부진으로 다승왕과 방어율 1위, 탈삼진왕 등 투수 3관왕 도전에 큰 차질을 빚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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