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독감백신 파동인가

경기·인천지역 보건소들이 독감예방백신이 모자라 비상이 걸렸다. 병·의원들이 독감예방접종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 백신을 과다 확보한데다 구매 가격문제로 일선 보건소들의 물량확보가 여의치 못해 환절기 독감예방접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렇게 흔치 않은 일이지만 그동안 의료계 파업으로 고통과 불편을 겪어온 국민들로서는 또다시 끓어 오르는 울분을 금할 수 없다.

일선 보건소의 독감예방백신 품귀 원인은 지난해 어린이들의 접종수요가 크게 늘어 병·의원들이 물량확보에 주력했고, 제약사들이 보건소의 조달청 백신 공급단가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공급을 기피한데서 비롯됐다니 기업윤리와 상도의를 떠나서라도 인간적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약사들의 이같은 공급기피로 60만명분의 물량을 확보해야 할 도내 39개 보건소중 상당수가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는가 하면 소량만을 확보한 보건소에는 백신이 떨어지기 전에 접종하려는 노인들과 어린이 보호자들이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접종 수일만에 백신이 바닥나 되돌아 가는 등 파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천지역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제약회사와 판매업체들이 아무리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사회구성원으로서 기본적 도리를 저버린, 보통 상식으로선 도저히 이해못할 이같은 행태에 대해 여론으로부터 어떤 힐책과 비난을 받더라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제약회사와 판매업체들이 양질의 약품과 백신을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심약한 환자를 병마로부터 구하고 노인들이나 만성질환자 및 어린이를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게 예방하는 데 일조해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기업활동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업윤리다. 따라서 이번의 사태처럼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한 나머지 약삭빠르게 비싸게 팔수 있는 병원에 우선 공급하고 보건소엔 계약물량의 공급마저 기피하는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종종 사회가 불안할때 자사제품가격을 올리려는 의도로 생산 출고를 조절하거나 폭리를 노린 매점매석등 상인들의 농간을 타기하고 경계해왔다. 하물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의약품의 판매기피행위는 어떤 변명이라도 용인될 수 없다. 지금 백신 품귀현상은 보건소 스스로가 비상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제약사들은 우선 기업의 사회적 기능을 인식하고 하루속히 물량공급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보사당국은 재빠른 진상조사와 함께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지도 감독을 강화하고, 백신공급가격의 적정여부와

유통체계를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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