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서울에서 열린다. ASEM은 이미 지난 17일 입국한 중국의 주룽지(朱鎔基) 총리를 비롯 영국의 블레어 총리 등 아시아와 유럽의 26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단군 개국 이래 한반도에서 개최되는 최대의 국제회의이다. 각국 대표단이 1천3백여명에 이르고 외신기자만도 6백80여명에 이르며 소요 예산도 무려 1백억원 이상 사용되는 그야말로 매머드 행사이다. 더구나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된 이후 열리는 최초의 국제회의이기 때문에 각국의 관심은 대단하다.
이런 ASEM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크다. 우선 이번 회의를 기회로 한국에 대한 국제적 위치가 더욱 향상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ASEM이 서울에서 열리게 된 것은 한국의 국제적 위치가 그 만큼 향상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매2년마다 열리는 국제회의이기는 하나, ASEM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와 같이 경제협력만 다루는 특정한 분야의 협력체가 아니고, 정치,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ASEM에 대한 국제적 시선이 더욱 집중되고 있으며, 이를 우리는 최대한 활용하여 한국에 대한 국제적 지위를 격상시키는데 노력해야 된다.
둘째, ASEM을 통하여 한국은 참석국가들과의 교역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삼아야 된다. 한국과 ASEM 회원국간의 총교역량은 1천2백5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전체 교역량의 47.5%에 달한다. 또한 ASEM국가들의 대한(對韓) 투자는 외국인 전체 투자의 65%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과의 교역과 투자의 확대는 한국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는 이들 국가들과 1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유럽연합의 경제블록이 형성된 이후 교역여건은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 ASEM 기간 중 더욱 효과적인 통상외교를 전개해야 된다.
셋째, ASEM은 아시아·유럽국가들간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아시아와 유럽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때로는 배타적인 가치를 가지고 정치 및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ASEM이 상호 이질적 가치의 존재를 파헤쳐 갈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상호이해를 통하여 지구촌의 공동체적 삶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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