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연수·연찬회 ‘의문’

연천군이 오늘부터 28일까지 추진하는 전 공무원 연찬회와 오는 10월초 실시할 예정인 모범공무원 제주연수계획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상하간의 대화를 통한 사기진작을 도모키 위해서라고 한다. 이의 필요성을 부인하진 않는다. 그러나 전 공무원을 5개조로 나눠 그것도 꼭 콘도에서 1박2일을 보내고 모범공무원이란 이름으로 80명을 선발, 2박3일의 제주여행을 시켜야 한다고는 믿기 어렵다.

우선 연찬회 프로그램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연찬에 걸맞지 않는 내용의 그저 하룻밤 함께 보내기라면 잡담소일로 소중한 시간을 축내는 것 밖에 안된다. 제주연수란 것도 그렇다. 공무원으로서 굳이 제주까지 가서 연수할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수 없다. 관광여행의 인상이 다분하다. 사기진작을 위해 실시하는 제주여행이 자칫 잘못하면 불공정한 모범공무원 선발로 인화를 해쳐 오히려 사기를 저하시킬 우려 또한 많다.

자치단체의 수요충족은 소관 행정구역내의 소비가 최대 덕목이라고 믿어왔다. 연천군의 연찬회가 정 필요하다면 장소가 좀 협소하고 시설이 다소 미비하더라도 관내 업소를 이용하는 것이 상식이다. 다른 자치단체구역인 포천의 업소에까지 가서 행사를 갖는 것은 자존심에 관한 문제가 아닌가 한다. 포천도 모자라 제주에까지 뿌리려는 돈이 자그마치 약

7천만원이다.

연천군은 어느 자치단체보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모로 보나 예산집행이 요구하는 합목적성에 합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찬회나 연수자체를 힐난할만큼 인색할 생각은 없다. 이같은 행사를 갖더라도 조촐한 가운데 속찬 프로그램으로 얼마든지 내실을 기할수가 있다. 불행히도 연천군의 이번 행사의 경우, 호화내빈으로 보이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근무의욕을 북돋워주는 여건조성을 평소 꾸준히 해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과성 구호적 행사보다는 이런 조건충족이 더욱 긴요하다. 인사관리의 투명성, 신상필벌의 엄정성을 직원들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연천군이 강행하는 연찬 및 연수는 막대한 예산을 부담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그 결과를 보고할 의무가 있다. 의무를 이행않거나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왜곡이 있을시엔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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