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대기업 등에게는 허술하게 돈을 빌려 주었다가 떼이면서 농민과 서민에게는 대출 문턱을 높이고 끝까지 채권을 받아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주진우 의원(한·고령·성주)은 농협중앙회에 대한 감사에서 “대기업에 대출해 주고 있는 100대 거액대출의 부실여신 비율이 40%를 넘는 반면, 농민과 서민의 부실여신은 2%도 안된다”며 “이는 대기업에는 ‘낮은 문턱’, 농민·서민에게는 ‘높은 문턱’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농협의 신용사업 부실채권 현황을 보면, 총 여신50조7천340억원 중 고정이하 여신(요주의,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부실여신 등)은 1조9천935억원으로 부실 비율은 3.93%이다.
그러나 농협의 대출금액이 많은 상위 100대 거액 대출채권의 경우, 6월말 현재 총 대출금 1조7천639억원 중 고정이하 여신은 7천344억원으로 부실비율이 41.6%에 달하고 있다.
반면 농민들에게 대출되는 정책자금의 경우, 9월말 현재 총 대출잔액 20조6천860억원 중 고정이하 여신은 0.65%인 1천344억원에 불과하며, 일반 도시민들에게 대출되는 가계 및 주택자금의 경우 총 12조499억원 중 1.85%인 2천231억원에 그치고 있다.
주 의원은 “농협의 기업대출 관리는 시중은행보다 허술하다”며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40%가 넘는 것은 대기업 여신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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