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등으로 연탄공장 활기

“요즘은 일할 맛이 납니다. 공장 가동률은 미약하지만 그래도 연탄이 많이 팔려 나가 활기가 넘칩니다”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주)대성연탄은 최근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연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80년대 중반이후 석유와 LNG 등 고급연료에 밀려 매년 30% 가량씩 줄어들던 연탄 소비량이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10% 정도로 감소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성연탄의 하루 생산량은 7만∼8만장. 호황을 누렸던 70년대 후반께 하루 100만장씩 찍어내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25명의 직원들은 탄가루를 뒤집어 쓴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기름값 인상으로 난방비에 부담을 느낀 기업체들이 하나둘씩 기름 및 전기난로를 연탄난로로 교체하면서 대성연탄 직원들의 얼굴에선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며칠전 용인 포곡면에 있는 Y무역이 기름값이 폭등하자 이번기회에 사무실과 사장실의 난방기구를 연탄난로로 교체하려고 3구4탄난로 5대와 숙직방에 깔 3구3탄보일러 1대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건설업체인 P기업도 본사 및 현장사무실의 기름난로를 연탄난로로 교체했으며 B의료기기업체도 현장과 경비실의 난방기구를 연탄난로로 바꾸는 등 지금까지 50여개 업체가 연탄난로를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수원 매탄·신매탄·한신아파트 관리사무소 등도 난방비가 기름에 비해 10∼20%밖에 되지 않는 연탄(1천장·25만원)을 사용하는 등 매년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30년 넘게 대성연탄에 몸담아 온 권영식 판매과장은 “예전에는 영세민들이 주요 소비층이었으나 기름값이 인상된뒤 열효율이 높고 값이 싼 연탄을 사용하려는 기업체들의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50∼80년대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겨울철 난방연료의 왕자로 군림했던 연탄의 열기가 기름값 폭등으로 인해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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