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집안싸움

경기예총의 집안싸움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지난 3월 경기문화재단 워크숍에서 도지사가 즉흥적으로 예총 도지회에 지급한 1억원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예총과 도단위 예술단체장간의 의견 다툼에 따른 앙금이 남아있는 가운데 31일 도문예회관에서 ‘경기예술인 큰잔치’가 열린다. 경기예술인들의 화합과 우의를 돈독히 하기위한 것이라는데 내부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이 예술제가 무슨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1억원의 쓰임새를 놓고 예술단체장간 분분했던 말다툼이 이번엔 자존심 문제로 치달으면서 내적으론 계속 갈등을 빚고있다.

지난 25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경기도의 날’을 맞아 경주를 찾은 예총 도지회장과 도단위 예술단체장들은 불편한 관계가 더욱 불거졌다. 국악, 연극, 미술, 음악, 사진, 무용 등 6개 단체장들과 예총관계자들이 경기도의 날을 맞아 경북도청에서 주최한 만찬 등 각종 행사에 예총 도지회장만 참석하고 자신들이 소외되자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단체장들은 “예총이 주관하는 경기도의 날 준비과정에서 간사회 등 협의 한 번 없이 의도적으로 소외시켰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예총 관계자는 “9월초 도청에서 급작스럽게 업무위탁을 받은 행사였던만큼 2천만원의 예산을 갖고 치르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10월중 경기종합예술제와 경기예술인 큰잔치 등 큰 행사가 겹쳐 나름대로 애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불만이 누적된 상태속에 경기예술인 큰잔치의 총연출을 맡은 경기도연극협회장은 그동안 예총이 도내 예술인들의 대변자 역할을 못하는 것은 물론 갖은 비리를 저질렀다며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고, 정규호 예총도지회장 또한 그동안 회원간의 불화를 막고자 중립을 지켜왔지만 고소까지 당한다면 관련문건을 모아 법적대응을 할 작정이라며 맞불을 놓을 태세다. 예총 사무국장 또한 현재 사표를 제출한 상태여서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조직간의 불신과 반목이 팽배한 가운데 ‘경기예술인들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대내외적으로 알린다’는 취지의 경기예술인 큰잔치가 예술을 사랑하는 도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 의문이다.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다양한 문화예술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위해 노력해야 할 예총이 언제쯤 진정한 화합을 기반으로 도민을 위한 예술활동을 펼칠 지 걱정이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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