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창궐, 방역당국 뭘했나

전염병 홍역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이천초등교 학생들이 처음 앓기 시작한 홍역이 인근 한내·신하·마장초등교 학생들에게 번져 20일간 환자가 160명으로 늘었고, 800여명이 고열증세를 보이고 있다. 역시 이천보다 이틀뒤 고교생에 발병한 이웃 여주군에서도 환자가 갈수록 늘어 초교생과 고교생 등 90여명이 앓고 있으며, 그밖에 광주(29명) 안산(50명) 등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학생 141명이 집단감염된 이천초등교에 뒤늦게 휴업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천·여주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이 창궐하는 홍역위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은 홍역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이 지난달 13일이었음에도 이토록 많은 학생들이 홍역바이러스에 감염될 때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법정 2군 전염병인 홍역이 발열 두통 기침 등 감기증세와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고는 하나 4∼5년 주기로 크게 발병하고 작년에 보고된 도내 환자가 1명이었으나 올해는 9월말까지 277명으로 크게 늘어난 사실을 주목하고 주의했더라면 이런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홍역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이 7∼10일임을 감안할때 발병 즉시 방역조치를 취했어도 늦을 터인데 보건당국이 발병 1주후에나 역학조사에 들어갔으니 늦어도 한참 늦은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교육청당국이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학교에 휴업령을 늦게마나 내린 것은 2차감염을 막기 위해 필요한 대응이다. 주민과 학부모 역시 여기에 적극 협조하여 홍역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일부 철없는 초교생들이 홍역에 걸리면 등교하지 말라니까 일부러 환자에 접근해 감염이 확산됐다는 보건소 관계자의 말은 기가 찰 일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교 교육과 보건당국의 예방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학교는 전염병 예방교육을 철저히 해야할 것이며 보건당국 역시 방역정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전염병은 이상적인 기후변화와 인적·물적 교류 확대 등으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등 전천후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방역당국과 각 지자체들의 철저한 위생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하며 일선 학교의 위생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각 개인도 위생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주의해야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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