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공기업 구조조정

현대, 쌍용양회 등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이들 기업에 대한 처리는 시장원리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해야 되며,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정부는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된다. 그러나 민간기업도 문제이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기업의 구조조정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귀중한 혈세로 만든 공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보다는 정부의 보호막 속에서 무사 안일한 경영을 함으로써 사실상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어 비판이 대단하다.

이번 국감에서 나타난 공기업의 운영행태를 보면 문제점이 너무도 많다. 한국전력은 인력감축을 한다면서 실제로 현업에 필요한 하위직종인 기능직은 대량 해고하면서 상위 직급은 오히려 증가시켰는가하면, 한국마사회는 기능직의 평균 연봉이 3천3백만원에 달하고 있다. 농민을 위한다는 농업기반공사는 불과 30%만이 농민을 상대하는 직원이고 나머지 70%는 경리·관리 등 지원업무인력이며, 한국통신 감사실 등 12개 부서는 법인카드로 지난 1년반 동안 무려 19억원을 술값에 지출했다.

한국종합화학과 같은 공기업은 매출액의 수배에 달하는 적자를 보고 있어 사실상 도산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이란 이유만으로 그대로 버티고 있다. 공기업은 통신, 에너지, 제철, 비료 등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실상 독점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대부분 경영자들이 정부로부터 논공행상 형태로 낙하산식으로 지명된 퇴직관리 또는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회사경영보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회사 경영이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 자질없는 경영자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 혈세만 축내는 것이다.

정부는 공기업도 시장논리에 따라 구조조정을 해야 된다. 사실 수십조에 달하는 공기업의 예산은 특별한 감사나 심의도 없이 집행되고 있다.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공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없이 어떻게 민간기업에만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정부도 낙하산 인사나 경영에 간섭하지 말고 자율적 경영을 지원해야 되며, 민영화가 가능한 기업은 시급히 민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공기업이 구조조정에 모범을 보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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