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으뜸이>파주 산머루 전문가 서우석씨

“우리 풍토에 알맞은 산머루농사를 통해 머루주스와 머루주 개발에 박차를 가해 프랑스 와인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파주 감악산 기슭의 토양과 기온에 적합한 산머루 연구개발에 성공, 가공공장까지 갖춰 산머루주와 산머루주스까지 제품화하고 이를 일본과 싱가포르등에까지 수출하는데 성공한 서우석씨(55·감악산머루농장대표)가 경기도 특용농업부분에서 2000 경기으뜸이로 선정됐다.

서씨와 산머루의 인연은 지난 70년대 후반 귀농(歸農)을 계기로 시작됐다. 서울에서의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당시 누구도 관심을 두지않던 산머루 재배에 도전했다. 1980년 현재의 파주시 적성면 객현리 감악산 기슭에서 자생하는 산머루를 일반농지에 재배를 시도, 첫해에 1천500평의 농지에 1천500주를 식재했지만 그해 겨울 영하 29도의 날씨로 모두 얼어죽고 5주만 살아남았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5주의 산머루로 재도전, 연차적으로 식재를 늘려 현재 파주지역의 대표적인 소득작목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점차 산머루재배를 늘려 나가면서 서씨는 90년 들어서 5농가가 참여하는 산머루작목반을 결성해 철저한 유기농법으로 질좋고 맛있는 산머루생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산머루를 재배해 이를 과실로 판매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머루주와 주스를 상품화해 부가가치를 높여 농가의 소득증대에 일조해 나갔다.

이에 94년 국세청으로부터 과실주 제조면허를 취득하고 이듬해인 95년에 농림부 전통식품업체로 지정돼 정부지원으로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생산과 가공을 시작했고 현재는 3종류의 산머루음료와 2종류의 산머루술을 상품화해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재는 32농가가 참여해 한해 240톤의 머루를 생산,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매년 참여농가가 늘어나 앞으로는 감악산머루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감악산 ‘산머루주’는 적성면 객현리, 주월리, 적암리 등 산머루 재배 지역이 감악산 북사면 기슭에 위치해 있으면서 임진강과 사이에 있어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온차가 심해 다른 지역 산머루보다 당도가 높고 색깔과 맛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머루는 적성면 감악산 주변인 객현, 주월, 적암리 등지의 10만평에 재배단지가 조성돼 여기서 나오는 머루를 지난 95년 건립된 적성면 객현리 산머루공장에 즙(汁)공장 20평과 주(酒)공장 50평을 갖춰 건강식품인 산머루즙과 산머루주 등으로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서씨는 재배와 가공에서 보인 열정으로 판매에도 상당한 노하우를 축척해 가고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전국 농협체인망 및 백화점등에 유통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감악산머루주와 머루즙의 우수성이 일본에 알려져 처음으로 3톤을 수출했고 반응이 좋아 올해는 20톤을 계약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제 감악산 산머루는 수출 농특산물로 전망이 밝은데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서도 수입 제의가 들어와 섭외중에 있다.

감악산 산머루주는 산머루를 채취하여 선별한 다음 전통 옹기항아리에 넣어 3년이상을 숙성시켜 산머루 특유의 진한 맛과 향취를 느낄수 있으며 우리 몸에 유익한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한 머루즙은 머루원액으로 제조해 칼슘, 인, 철 등과 함께 안토시아닌가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항암효과 및 성인병예방에 뛰어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서씨의 노력에 힘입어 감악산 머루주는 지난해 제1회 전국팔도명주대회에서 50여개 업체의 제품을 제치고 으뜸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둬 국내에서는 머루주 품질의 우수성을 이미 인정받았다.

하지만 서씨는 산머루주와 주스 만큼은 농민들이 자체 생산과 가공 그리고 유통을 강조한다. 이유는 대기업과 제휴하는 순간 산머루재배 농민들은 대기업과 대자본의 논리에 농민들이 예속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서씨는 “산머루는 우리 고유의 특산품으로 이를 세계시장에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내놓을 수 있도록 개발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전망은 밝다”고 자신감있게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의 몇백년된 와인 제품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산머루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작목반원들이 한해 재배해 이를 판매하는데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우리 후대에게 좋은 유산을 물려준다는 장기계획하에 감악산 머루주가 50년, 100년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서로 합심하고 연구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산머루에 인생을 걸었던 서씨는 그동안 참한국인상(99년), 경기도 농어민대상(99년),산림청주관 신지식임업인 선정(99년), 새농민상(88년), 대한민국 산업포장수상(88년)등 다양한 수상이 말해주듯 산골에서 일하는 농민들에게 용기와 가능성을 심어 주고 있다.

서씨는 앞으로 감악산이라는 명산과 감악산을 휘감아 흐르는 임진강의 자연적인 풍치와 함께 감악산 일대를 산머루 생산단지화 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어 갈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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