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경기>광릉숲 보존대책

행정구역상 포천군과 남양주시, 의정부시의 3개 시·군에 걸쳐있는 광릉숲은 2천240㏊의 면적에 14종의 특산식물을 포함한 자생식물 983종 등 3천여종의 식물과 세계 유일종인 22종의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2천881종의 동물들이 서식하는 우리나라 최대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광릉숲은 지난 1468년 조선시대 세조가 자신의 능림으로 지정한 뒤 죽엽산을 중심으로 15리 주변에 화소(火巢)를 설치하고 산불예방 및 벌채, 경작과 매장을 금지하면서 500년 이상 국가적 보전노력으로 오늘까지 지켜져온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다.

그러나 지난 87년 광릉수목원과 산림박물관이 일반인에게 개장된후 90년대 중반부터 서울·경기지역의 급증한 입장객으로 인해 광릉숲이 몸살을 앓게된데다 국도 47·43호선과 광릉숲 인근에 우후죽순 생겨난 아파트단지, 음식점 러브호텔 등의 난립은 광릉숲 보존에 대한 경각심과 대책강구의 과제를 우리 모두에게 던져주고 말았다.

◇500년 역사 광릉숲의 오늘

지난 97년 5월 정부가 광릉숲보전대책의 확정에 따른 사전예약제와 공개구역 제한조치를 내릴때만 해도 광릉수목원은 1일 최대 2만명, 연간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행락지였다.

이 시기에 광릉숲을 관통하는 314번 지방도로는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와 차량으로 극심한 정체를 빚는 주차장으로 변했고 광릉숲 주변엔 대형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이 들어서게 됐다.

국무총리실이 주관해 지난 97년부터 추진한 광릉숲보전대책 일환의 사전예약제와 주말휴원 정책은 84%의 입장객 감소와 314번 지방도로의 주말통행량을 57% 감소시키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광릉숲의 자연훼손 실태

광릉숲은 최근 10여년간 다양한 주변 요소들에 의해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기 시작했다.

광릉숲의 두 축이랄 수 있는 수리봉과 죽엽산의 생물이동을 단절시킨 314번 지방도로의 개통, 국민들의 자연탐방 코스로서 개발된 광릉수목원의 유원지화, 또한 94년 이후 불어닥친 광릉숲 주변의 개발바람은 환경전문가와 지역주민을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주민, 수목원, 환경단체의 반발로 무산되긴 했지만 지난 96년 포천군 직동리에 추진한 대형 위락랜드 건설계획과 남양주시 별내면의 쓰레기매립장을 놓고 벌인 논란은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후진국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해프닝이었다.

광릉숲을 관통하는 314번 지방도를 중심으로 유흥문화가 자리잡은지 오래고 지난해국립수목원과 임업시험장내 보존림의 계곡 등 각종 수해복구공사와 임도보수공사는 돌망태와 콘크리트관 등이 등장함으로써 자연경관의 훼손은 물론 수로확장에 따른 인위적 자연변화를 가져왔다.

또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지구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과 환경친화성이 확보된 완충지역의 과수원과 자연습지, 전답 등이 날로 축소된 점도 환경파괴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광릉숲 보전대책의 추진성과

광릉숲을 둘러싼 환경 전문가와 NGO 등 환경단체들의 각종 경고성 연구결과가 청와대의 문을 두드린 이후 지난 96년 4월 광릉숲 보존을 위한 관련부처 대책회의가 구성되고 이어 7월에는 학계 심포지엄 개최, 8월 광릉숲보존협의회 탄생 등 각계에서 항구적 대책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듬해인 97년 5월1일 국무총리실 주관의 광릉숲보존종합대책이 발표와 함께 국가차원의 보존대책이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된 뒤 지난 7월 광릉수목원이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으로 격상시킨 것은 광릉숲보존종합대책의 실효성을 바탕으로 한 향후 발전적인 관리를 도모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경기도는 금명간 국무회의에 상정예정인 ‘수목원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 통과되는대로 완충지역 범위를 1㎞ 이내로 설정토록 하는 대통령령 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종합대책이 추진된지 3년이 지났으나 환경단체들의 꾸준한 질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부가 발표한 종합대책은 광릉숲관리개선 등 5개 분야 20건에 달한다.

종합대책 실시 이후 사전예약제 등 관리개선을 내용으로 한 사업과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는 방향모색은 꾸준히 진행돼 큰 실효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지만 국도 43호선 우회도로 건설, 314번 지방도 폐쇄 등 교통량저감대책과 완충지역내 절대보전지구 매입, 1구역 보전임지 편입 등 장기적인 대책추진은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광릉숲의 52%는 국립수목원이, 나머지 48%는 중부임업시험장이 분할해서 관리를 맡고 있는 관리부서의 이원화 문제도 광릉숲이라는 하나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위임임무에는 걸맞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바람직한 광릉숲 관리방안

바람직한 광릉숲의 모습이란 크낙새와 장수하늘소, 하늘다람쥐, 광릉요강꽃 등 과거에 광릉숲을 대표하던 생물종이 다시 풍부하게 서식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옛 명성을 되찾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광릉숲을 관통하는 314번의 지방도 폐쇄와 이를 대체할 우회도로의 건설이 시급하다. 현재 실시설계 단계인 우회도로의 적극적인 추진과 광릉숲 일정공간을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일 등 외부적인 공해요소를 일단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광릉숲 관리자들의 기술적 관리방향인 각종 양질의 서비스 및 자연학습 프로그램 개발, 광릉숲 보전에 필요한 완충지역의 순차적인 국가 매입 등이 진행돼야 한다.

또 관리체제 또한 국립수목원으로 일원화하고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쉽 형성과 환경단체와의 유기적인 연계로 자생식물을 활용한 관상자원 개발, 광릉숲내 생물자원에 대한 전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초로 한 종자은행의 신설도 깊이 제고해야 한다.

<인터뷰> 이원열원장

- 국립수목원의 존립근거는.

▲국립수목원은 광릉숲을 지키고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시켜 보존하는 기본업무외에 우리나라 산야에 흩어져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우리 꽃, 우리 나무, 우리 들풀 등 모든 우리 자생식물 자원을 수집, 분류, 등록관리하고 증식 보존하는 두가지 사명을 갖고 있다. 이는 생명이 넘치는 자연자원들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 광릉숲의 훼손 원인은.

▲결국 현재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광릉숲도 훼손의 범주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동안 정규직 40여명으로 외부적 훼손요인으로부터 광릉숲을 수호하기는 역부족인데다 광릉숲 보존정책이 제도권으로 흡수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환경의 현대화 및 행락지화를 막을 수는 없었다. 최근 수년전부터 환경단체 등과의 협조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 환경단체와의 연계 수준은.

▲지난 96년 광릉숲내 사유지에 대단위 위락시설이 들어서려고 할때 사활을 걸고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에 환경단체와 지역주민과의 연계가 없었더라면 안될 일이었다. 따라서 환경단체와의 유기적인 연계는 광릉숲 보호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 향후 발전적인 국립수목원의 모습은.

▲라일락 종류인 털개회나무는 예전에 하찮은 식물로 간주돼 왔지만 현재는 외국에서 비싸게 종자를 수입하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하찮은 식물은 없다는 의미다. 앞으로 수목원은 생물자원의 보존뿐 아니라 유전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일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1. 이원열 - 산림청 국립수목원 이원열 원장(인터뷰 사진)

2. 장현지구 -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지구. 광릉숲 주변에 개발된 대규모 아파트단지.

3. 행락지전락 - 광릉숲내 행락객들을 위해 난립된 상가들.

4. 광릉숲1 - 광릉숲 전경

5. 광릉숲2 -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광릉의 숲속

6. 광릉숲3 - 산지의 속성수 현사시나무

7. 광릉숲4 - 멸종위기종으로 수목원의 보호를 받고 있는 장수하늘소

8. 광릉숲5 - 광릉숲의 상징 크낙새(천연기념물 제197호)

9. 광릉숲6 - 각종 수생식물이 전시된 수생식물원

10. 광릉숲7 - 야산동물원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백두산호랑이 등 18종의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11. 광릉숲8 - 광릉숲의 자랑인 백두산 호랑이 한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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