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대학원대학’ 당치않다

공무원의 교육훈련은 학문추구가 아니다. 실무능력의 배양이 목적이다. 다만 행정수요의 다양화, 복합화, 전문화추세에 따라 이에 걸맞는 판단능력의 제고, 미래전망의 개발력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무원교육훈련의 방법이 학문추구에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실무위주에 접목한 관련 학문성 분야를 탐구하는 것과 실무와 괴리된 학문위주의 상아탑적 추구는 구별된다.

도가 의도하는 공무원 교육훈련 재편의 필요성은 동의한다. 공무원의 사명감 주입으로 정신교육훈련만 치중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의 행정공무원들에겐 사명감외에 고도의 업무수임능력이 요구된다. 이의 여부에 따라 행정의 질이 좌우되는 시대다. 본란이 공무원교육훈련의 재편에 동의하는 것은 바로 이런 행정품질의 제고를 위한 것으로 실무중심의 지식기반이어야 한다. 그러나 경기도의 재편방향은 다분히 학문적

지식기반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보여 실효가 의문이다.

경기도는 도 공무원교육원을 ‘도립대학원대학’으로 바꿀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파생되는 것으로 보인다. 명칭을 ‘도립대학원대학’으로 하려다보니 실무효율이 의심되는 어설픈 방향으로 자꾸 빗나가는 것 같다. 우선 그같은 명칭부터가 당치 않다. ‘도립대학원대학’이라고 해서 학위기관이나 학력기관일수는 없다. 피교육자의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봐야 도 공무원교육원일 것 같으면 원래의 명칭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순수하다.

‘주부대학’이니 ‘노인대학’이니 하는 세간의 명칭이 그런대로 보편화된 것은 사회적 혼돈의 이유가 없으므로 하여 덤으로 보아 넘길수 있기 때문이다. ‘도립대학원대학’은 다르다. 공공기관이 앞장서 비인가대학원 대학의 명칭을 남용하는 것은 사회혼돈을 유발하기 십상이다. 공공단체가 차마 할일이 못된다.

그같은 거품 명칭보다는 공무원교육훈련의 내실화가 더 중요하다. 새로운 행정수요에 부응하는 실무위주의 교과개편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깊은 연구가 요구된다. 아울러 철저한 교육평가를 평점에 반영, 피교육자의 의욕을 유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적재적소 배치 및 승진의 투명성등 인사다. 교육훈련과 인사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 인사와 무관한 교육훈련은 아무 실질효과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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