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정부가 일부 은행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경고하는 등 은행권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또 주택·국민은행 등 우량은행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영업행태로는 앞으로 계속 우량은행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시너지효과가 있는 은행과의 합병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26일 금융감독위원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 이근영 위원장과 정건용 부위원장은 전날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금융·기업구조조정에 소극적인 은행들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강하게 질책했다.
금감위는 한빛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신의 자산관리공사 매각에 대해 귀찮고 힘든 워크아웃을 회피하려는 모럴해저드라고 지적,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따라 한빛은행을 비롯한 공적자금 투입 은행들이 워크아웃 여신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기려는 시도는 무산됐다.
금감위는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자칭 우량은행이라고 하면서 일시적인 유동성위기만 극복하면 충분히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 대해 여신회수에 급급, 기업구조조정을 오히려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위는 김정태 주택은행장과 김상훈 국민은행장 등 일부 우량 은행장들에게도 현재의 영업행태만으로는 우량은행 간판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는만큼 말로만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금감위는 은행권이 지난 3일 기업퇴출 당시 회생가능기업으로 분류한 235개 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회피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해당 기업의 모럴해저드가 아닌 은행의 지원미흡으로 부도가 날 경우 은행장에게 직접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위는 이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SKM(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의 법정관리 신청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외환은행과 SKM중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규명하기로 하고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외한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지원을 통한회생을 추진했으나 SKM이 고의 부도를 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에대한 강력한 응징차원에서 법정관리에 채권금융기관이 동의하지않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