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19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연장전’ 끝에 마침내 한 고비를 넘었다.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는 26일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이 선거 결과를 인증하면서 승자로 선언함에 따라 플로리다에 걸린 선거인 25명을 차지함과 동시에 백악관에 성큼 다가섰다. 그러나 사태가 그리 간단히 끝날 것같지는 않다.
부시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섰지만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사활을 건 강력한 법정 투쟁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는 12월1일에는 수작업 재개표 결과를 인정하도록 허용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결정에 불복, 부시 후보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연방대법원 심리가 열릴 예정이어서 적어도 선거인단 확정 시한인 12월12일까지의 보름 남짓동안 양 진영은 개표장에서 법정으로 옮겨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공화당의 플로리다 재개표 대책을 총지휘하고 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법이 승리했으며 변호인들도 어느 시점에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양측 변호인단은 오히려 이제부터 팔을 걷어붙여야 할 판이다.
고어 진영은 27일 팜 비치, 마이애미-데이드, 내소 등 적어도 3개 카운티에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며 이밖에 다른 곳의 ‘건수’ 찾기에도 불을 켜고 있다.
고어 진영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개표위원회의 수검표 중단과 팜 비치 카운티와 내소 카운티의 유효표 인정 기준 등을 문제로 삼을 예정이다.
고어 진영의 법률팀장인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1만표가 개표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하고 “12월12일까지는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의 정치분석가들은 그러나 내달 1일의 연방대법원 심리가 사태의 결정적인 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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