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山들을 살리자

지방자치단체들의 공공건물 건축과 각종 공사허가로 인해 한겨울에 인천지역 山들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매우 안타깝게 한다. 인천의 대표적인 산으로 꼽히는 문학산(해발 213m), 계양산(394m), 청량산(154m) 등이 난개발과 폐기물 방치로 마구 훼손·파괴·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의 진산인 문학산은 일명 미추홀성으로 불리는 문학산성과 임진왜란 당시 김민선부사가 왜군을 맞아 싸우다 순직한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안관당터, 청동기시대 족장의 무덤으로 알려진 지석묘 등 다양한 역사유적을 갖추고 있는 산이다. 그러나 문학산은 역사유적의 보고답지 않게 북쪽 자락이 문학종합경기장, 서해안고속도로 등의 건설로 거의 자취도 없이 사라졌으며 문학종합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1천여평에 달하는 청동기시대의 유구마저 허물어뜨렸다. 더구나 30여전까지 문학산 기슭에 있던 미군 유류보급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찌꺼기로 연수구 옥련동 산33 일대 농지 수십만평이 오염됐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은 인천시와 연수구가 이같은 오염사실을 수년전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사후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계양산성, 도호부청사 등이 있는 계양산의 경우도 공촌로 건설로 인해 수년전부터 생태계가 단절된데다 정상 인근에는 이미 통신시설 2곳, 한전송전탑 5개 등이 자리잡고 있을뿐 아니라 계양구가 다남동 산571 일대 70여만평 그린벨트지역에 관광위락단지조성을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청량산 등도 자치단체가 건축법 등 관련법상 이상이 없다고 다세대주택 신축허가 등을 내주는 바람에 날이 갈수록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이러한 행정에 우리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섬지역을 제외하면 해발 400m를 넘는 산이 없는 인천은 그렇지않아도 녹지가 부족한 판에 관공서가 산림훼손과 문화유적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지방자치단체들에게 바라건대 앞으로는 산림을 비롯한 자연경관을 최대한 보존하는 행정을 펴나가 달라는 것이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중지를 결집하여 인천지역 산들이 더이상 사라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하여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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