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 및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과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증진시킨 공로로 새천년 첫번째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김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청 메인홀에서 하랄드 5세 국왕과 각국 외교사절, 국내외 초청인사 등 1천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시상식에서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장으로부터 노벨평화상 디플로마(증서)와 금메달, 900만 크로네(한화 12억원 상당)의 상금을 받았다.

김 대통령은 수상 강연에서 “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린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 대통령은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책임의 시작”이라면서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한국은 지난 2년반 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생산적 복지의 병행실천이라는 국정철학아래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적극 보장하고 있으며 금융·기업·공공·노동 부문의 4대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한국의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세계 일류경제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르게 위원장은 수상경과 발표에서 “김대중씨는 한국의 전면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과 적극적인 협조관계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마지막 냉전적 잔재를 녹이는 과정에서 오늘 상을 받은 김대중씨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한 분은 없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그들(북한주민)의 굶주림을 외면하거나 엄청난 정치적 탄압에 침묵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편 북한 지도자들은 남북한 화해를 향해 첫발을 내딛게 한 역할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반도 평화노력도 인정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어린이 2천명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어린이는 우리 인류의 희망이자 미래”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낭독했으며, 하랄드 5세 국왕초청오찬과 노벨위원회 초청 만찬에 잇따라 참석,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노르웨이의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했다.

이날 오슬로 시내에는 김 대통령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한 수천명의 시민이 참여한 횃불행진이 벌어졌으며 김 대통령이 시상식 참석을 위해 지나는 연도에도 태극기와 노르웨이기를 흔드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김 대통령은 수상을 기념해 미국 CNN 방송과 1시간에 걸친 특별 생방송 인터뷰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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