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협상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에 임하는 미국측 자세는 마치 점령군을 방불케 한다. 우리측이 요구하는 미군피의자 신병인도에 미국측은 재판관할권 축소(재판권 포기), 환경조항신설요구에 구속력있는 조항신설반대(선언적 의미삽입), 한미합동 농산물검역요구에 미군단독 검역유지(한국검역 불신)로 맞서고 있다.

이같은 3대 쟁점사항 말고도 미군 카지노 등의 한국인 출입금지 요청에 현실적으로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특히 미국측의 재판권 축소요구는 현저한 주권침해에 해당된다. 미국측 말대로라면 가령 미군이 한국인에 행패를 부리고, 마구잡이 폐유유출로 환경을 망치고, 잘못 들여온 농산물로 몹쓸 병이 번져도 한국은 아무 주권행사를 못한채 방관만 하라는 것으로 이는 점령군이나 할짓이지 주둔군의 입장이 아니다.

SOFA개정은 미군피의자의 신병확보를 위한 것이었는데 미국측은 한술 더 떠서 재판권 축소의 개악을 들고 나왔다. 한강에 독극물을 흘려 보내고도 사과하기를 그토록 인색했던 사람들이다. 미군 주둔지역은 이밖에도 많은 환경피해를 일으켜 심각한 지경이다. 자기나라에서 같으면 상상도 못할 환경파괴를 서슴치 않으면서 어떤 우월감을 드러내는 것은

유감이다.

주한 미군은 우리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와있는 것이다. SOFA협상에서 나타난 미국 우월주의는 강대국의 야만적 행패다. 우리 정부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이 진정으로 우방일 것 같으면 마땅히 야만적 오만을 버려야 한다. 정부 또한 불평등 외교를 지양, 대등한 외교력을 관철시킬줄 알아야 한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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