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기>세계문화유산 강화고인돌

고대 청동기시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거대한 역사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도.

그중에서도 강화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꼽으라면 규모와 원형 보존형태가 가장 완벽한데다 한반도내 북방식 형태의 대표격인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317 강화 지석묘를 들 수 있다.

고대 청동기시대 최고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강화 지석묘를 비롯해 강화고인돌군(群)이 지난달 29일 유네스코가 호주 케언즈에서 개최한 제24차 세계유산위원회‘강화, 고창, 화순 고인돌 및 경주역사지역 세계문화유산 지명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의 하나로 지정 등록토록 결정됐다.

유네스코의 이같은 결정으로 강화군은 지난 97년 수원화성에 이어 국내 6번째로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전세계로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강화군이 고인돌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받을 수 있기까지 그간의 궤적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강화고인돌군의 체계적 보존을 위해 산적한 당면과제 등을 살펴본다.

흔히들 갯벌매립과 관련해 환경단체 등 보호론자들은 ‘경제성면에서 갯벌매립보다는 갯벌보호를 통한 생태계 보존이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고 주장한다.

선조들이 물려준 다양한 문화유산도 생태계 보존이라는 갯벌의 경제적 효용가치와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앞서 기술한데로 강화는 강화도 전체가 ‘거대한 역사박물관’으로 지칭될 정도로 시대별로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따라 개발을 통한 파괴보다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훼손·멸실될 위기에 처한 각종 문화유적 등은 고증을 통한 정확한 보수·복원작업을 통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세계 미술사의 지평에서 한국을 평가할때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첫번째 유물로 현대 미술에서 다시 나타난 설치미술과 환경조각의 원조’로 고인돌을 꼽고 있는 한 학자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고인돌은 우리 고대사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형태적 측면 등 다양한 부문의 귀중한 사료로 여겨지고 있다.

강화 고인돌군이 타지역에 비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북한과 가장 근접한 곳에 위치해 있는 지리적 특성에다 강화 전역 대부분이 군사보호지역 등 각종 개발 제약요소가 많아 파괴와 훼손을 전제로 한 개발여지가 적은데다 강화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려는 애향심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강화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95년 민선강화군수로 취임해 군정을 이끌고 있는 김선흥 군수와 인천시, 문화재청 등 행정기관과 서울대 인문학연구소 등 학계, 세계거석문화협회 유인학 총재 등의 열정어린 노력이 한데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선 김군수는 강화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지난 95년 민선 강화군수로 취임한 직후부터 관내에 산재해 있는 고인돌을 서울대 인문학연구소 등과 함께 파악(92년까지 80기에불과한 것으로 확인됨)에 나서 모두 127기가 산재한 것으로 최종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에따라 군은 고인돌 하나 하나마다 각기 고유번호를 부여해 체계적 보존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과 함께 고인돌 축제, 세계거석문화협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등 강화고인돌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강화군의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98년 9월29일자로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 등재 신청에 이어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 의장단회의에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 권고토록 결정한뒤 지난달 29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현재 강화지역에는 모두 127기의 고인돌군이 산재해 있으며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군·삼거리 고인돌군, 양사면 교산리 고인돌군, 내가면 고천리·오상리고인돌군 등 모두 5개 군(群)으로 분포돼 있다.

하점면 부근리 317 사적 137호인 강화 고인돌(덮개돌 650x520x120㎝,무게 80t, 동서 양면석장축을 세워 올려놓은 형태)은 규모나 원형 보존면에서 한반도내 고인돌(거석)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부근리 고인돌군은 모두 20기로 하점면 부근리와 송해면 상·하도리 등지에 산재해있으며 3∼4기가 집단을 이루며 서로 인접한 형태로 조성돼 있다.

하점면 삼거리 고인돌군은 모두 32기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는데 여러개의 고인돌이 한곳에 밀집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1기의 고인돌만이 존재하고 있다.

양사면 교산리 고인돌군은 25기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는데 원형 훼손정도가 극히 적고 2∼3기씩의 고인돌이 짝을 이루고 있다.

내가면 고천리 고려산 주변에 분포돼 있는 고천리 고인돌군은 강화 고인돌군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해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고 오상리 고인돌군은 모두 13기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는데 이곳에는 탁자식 고인돌과 개석식 고인돌이 서로 혼재하고 있어 고인돌 문화 연구에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화고인돌군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후 강화군의 최대 당면 과제는 고인돌군 주변 사유지 매입 등 고인돌군 유적 공원화 마스터 플랜 마련이다.

올해까지 모두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하점면 부근리 강화 고인돌 주변 사유지 2만1천487㎡를 매입한 군은 내년까지 7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사유지 매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군은 내년도 예산에 총 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강화고인돌 유적 공원화 방안을 전문용역기관에 발주한뒤 용역결과에 따라 휴식공간 조성과 함께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등 종합 마스터 플랜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다.

김선흥 강화군수 인터뷰

“강화고인돌군의 세계문화유산으로의 등록을 추진한뒤 불과 2년만에 문화유산 등록이란 쾌거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신 7만군민과 인천시, 문화재청, 세계거석문화협회관계자 등에게 감사드립니다”

김선흥 강화군수는 강화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데 만족하지 않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후세에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는 체계적인 보존방안 마련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강화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소감은.

▲각기 시대를 달리한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강화군의 진가가 강화고인돌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으로 전세계인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특히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팔만대장경 판각지와 더불어 고인돌이 문화유산으로 각각 등록된 최초의 자치단체가 됐다는데 무엇보다도 기쁘다.

-고인돌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대책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체계적인 보존을 통해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심정으로 보존대책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고인돌군 주변이 사유지로 묶여있는 만큼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국비지원을 받아 사유지 매입과 함께 내년중 전문용역기관을 선정해 강화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공간 마련과 함께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등 고인돌 유적공원화 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강화 선원사는 팔만대장경 판각지다. 고인돌군 문화유산 등록을 계기로 팔만대장경을 강화로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인데.

▲합천 해인사에 소장돼 있는 팔만대장경은 고려 고종때 강화 선원사에서 판각된 것인 만큼 강화로 옮겨와야 한다.

이를위해 중앙정부에 강력한 건의와 함께 260만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서명운동 등 팔만대장경 강화 유치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고종만 기자 kj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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