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밖에 남지 않은 2000년 연말을 앞두고 금융대란이 야기되어 기업의 자금 시장은 물론 일반 서민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다. 국민·주택은행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두 은행은 비상영업에 들어갔으나, 사실상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아 고객들의 입·출금이 어려워 특히 연말 자금 수요가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오늘부터 은행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하고 있어 이것이 현실화되면 그야말로 금융대란이 우려된다. 이는 지금까지 국민·주택은행의 업무처리를 부분적으로 대행하여 주고 있던 신한·기업·한빛은행의 업무 차질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내에도 오는 30일부터 부천지역 13개 새마을 금고가 노사갈등으로 인하여 파업에 돌입하기로 되어 있어 부천인근 지역의 연말 자금시장도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금융대란은 예고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실효성이 없거나 또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대책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 신한은행 등에서 대지급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전산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빨라야 29일부터 예금대지급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 얼마나 소홀한 대책 발표인가. 현금자동지급기는 은행측이 조금만 신경을 써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도 이를 소홀히 하여 소액인출도 못하고 있으니 이는 고객을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금융대란에 대비하기 위하여 전 금융기관간의 상호 입·출금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산망을 구축하여야 된다. 금융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우체국에서도 대체업무가 가능하도록 해야된다. 특히 중소기업인들의 어음결제 차질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전담반을 편성하여 특별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된다.
두 은행의 파업 장기화로 인한 금융대란은 우선 정부가 책임을 져야 된다. 하루이틀에 해결될 사항도 아닌 국민·주택은행간의 합병을 자금수요가 많은 연말에 굳이 발표하여 금융혼란을 야기시킨 이유를 알 수 없다. 좀더 치밀한 합병대책이 있었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정부는 연말자금 수요에 대한 특별비상대책을 마련하여 혼란을 극소화시킬 것을 재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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