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부터 세계 패션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복고풍이 올해도 계속된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국내외 주요 컬렉션을 분석했을 때 복고풍이 올해 패션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다만 지난 몇년간 유행했던 70년대풍의 다소 촌스러운 스타일이 아니라 고급스럽고 다소 사치스런 ‘고전적인 복고풍’이 주류를 이룰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색상과 관련해 “올해 패션경향은 세기말을 지배했던 회색조의 색상은 점차 사라지고 밀레니엄 시대의 긍정적, 낙관적 세계관을 반영한 밝고 자연스런 색상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봄과 여름에는 베이지나 오렌지색 등 밝고 화려한 색상이, 가을과 겨울에는 유채색과 흑백톤이 공존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터패션플래닝㈜의 이경희 정보기획팀장은 “테크놀로지 발달의 반작용으로 ‘인간적 감성’에 호소하는 복고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드러운 감성을 추구하는 여성화 ▲50-80년대의 우아한 분위기에 대한 향수 ▲로맨틱한 ‘부르주아 감성’ ▲어린이와 어른이 혼합된 장난스럽고 산만해 보이는 디자인 ▲개인 속에 내재한 다양성의 표출 ▲우연을 강조하는 장식성 등이 올해 패션 경향을 특징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경향을 반영해 올해 여성복은 80년대풍의 ‘여성스럽고 우아한 디자인’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패션계는 전망했다. 즉 잘록한 허리, 풍성한 소매, 패드를 넣은 어깨를 특징으로 내세운 통 넓은 팬츠, 허리를 조이는 재킷, 허리 아래부터 풍성하게 퍼지는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뉴욕풍 스커트 등이 유행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의 신체 곡선미를 강조하는 피트(fit), 신체의 선에 따라 길게 내려지고 끝단을 홀쭉하게 처리한 시스(sheath), 체형선에 따르지 않고 여유있게 벌어지는 플레어(flare),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 출렁거리는 느낌을 주는 플루이드(fluid), 어깨를 강조한 Y실루엣 등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사복은 지난해에 이어 ‘비즈니스 캐주얼’이 확산돼 면바지 등과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재킷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패션계의 전반적 경향에 따라 회색과 감색 등 기본색상이 밝은 은회색이나 하늘색에 가까운 블루 계열로 바뀔 것으로 패션계는 전망했다.
마에스트로의 고기예 디자인 실장은 “벤처기업 확산 등 근무환경 변화로 남방과 티셔츠를 무난히 받쳐 입을 수 있는 캐주얼풍 신사복의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경향에 따라 목 부분의 브이존(V zone)을 줄이고 버튼의 위치를 높이며 뒷자락을 튼 재킷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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