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의정부시 제일시장은 경기북부 최대 상권을 자랑하며 지역경제의 지표가 될만한 상설 재래시장이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대형백화점 및 할인점 등 신업태에 집중되고 인터넷에 의한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신마케팅 전략이 전무한 재래시장의 존립자체에 큰 위협을 받게됐다.
더욱이 신업태와 재래시장의 틈새를 파고든 노점상들의 폭발적 증가는 재래시장의 끝없는 추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정부 제일시장의 연혁 및 실태
제일시장은 의정부1동 198번지 일대에서 160여개의 임시점포가 개설된 지난 1955년 .
이후 59년 320여개의 점포 주인들이 모여 공설시장으로 정식 개설허가를 받은 제일시장은 76년 사단법인 시장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법인설립 허가를 받았으며 같은해 6월 시유지인 4천571평을 매입해 명실상부한 경기북부 최대의 ‘제일시장’으로 발전해왔다.
현재 제일시장은 426개소(분양 318, 임대 108)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3평미만의 점포가 10개, 6평의 점포가 308개에 달하고 있어 대부분이 소규모 점포로 구성돼 있으며 점포의 3분의1은 아직도 시장개설 당시 1세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가 구랍 12월말부터 지난 10일까지 제일시장내 243명의 점포주를 대상으로 한 ‘제일시장 활성화를 위한 점포주 의식조사’설문결과에 따르면 10년 이상 영업을 해온 점포주가 67.5%를 차지해 대부분이 사업경력이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40.6%의 점포주가 사업을 그만두겠다고 답했다.
또 점포주 94%가 대형유통할인매장 개설과 IMF이후 매출이 감소했다는 반응이고 특히 심각한 정도라고 말한 점포주가 70.7%에 달해 제일시장의 붕괴조짐이 이미 위험수위를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점
이번 설문조사에서 점포주들은 제일시장이 몰락해 가는 원인으로 경제불안요인 외에 대형할인점의 폭넓은 시장잠식과 함께 시장내부 통로의 상품적치 및 늘어난 노점상의 월권행위를 꼽았다.
실제로 시는 지난해부터 노점상을 단속할 용역업체를 고용했으나 시 외곽지역에 대한 불법노점상에 치중할 뿐 제일시장과 태평로 노점상들에게는 오히려 자체정비를 전제로 면제부를 부여해줘 합법화된 노점활동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초 제일시장과 태평로 등에서 영업중인 노점상들은 500여개로 파악됐으나 현재는 800여개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제일시장내 200여개의 노점상들은 아예 제일시장번영회에 일정액을 회비로 납부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면죄부를 부여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중순께 용현동에 초대형할인점인 롯데 마그넷과 의정부역 인근에 아프로마트가 개점한데다 대형패션상가인 미즘, 역전지하상가 등이 현대적 구매욕구에 맞춰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어 관내 대형할인점 9개소, 편의점을 포함한 수퍼마켓 300여개소에 재래시장은 그 자생적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시장내 건물의 노후로 인한 지저분한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점포형태와 구태의연한 점포주들의 경영마인드로 인해 유통전문인력의 확보 등 신영업전략이 전무한 것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활성화 방안
이번 설문조사에서 점포주 216명은 시장의 새로운 개발형태에 대해 77명(35.6%)이 현대화시장을 꼽았고 41명(19%)이 백화점과 소핑센터와 같은 대규모 소매점을, 33명(15.3%)은 주거와 상가가 어우러진 주상복합상가가 요구된다고 답했다.
즉 점포주의 70%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현대화된 소비욕구에 부응할 재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한 셈이다.
따라서 시는 이번 설문조사 분석을 토대로 제일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단기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단기적 대책으로는 ▲보다 강력하고 결속력을 갖춘 거듭난 제일시장번영회의 면모변신 ▲시장통로의 보행공간 및 시야확보를 위해 상품적치물 정리 및 청결유지 ▲시장 진입로의 무질서한 노점상 정리로 주차장 진입로 확보 ▲시장 주차장을 소비자에게 우선 배려 ▲제품의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와 공동마케팅 실시 ▲신영업전략(전상품 가격표시제, 택비서비스, 시장카드 발급, 쿠폰제 도입으로 할인혜택, 시장의 상품권개발 등) ▲시장 공동바겐세일 실시와 이벤트행사 발굴 개최 ▲차별화 및 특화전략(국산농산물, 건강식품코너 등 특화거리 조성)을 들었다.
또 중장기 대책으로는 ▲시장 일부시설 개·보수 실시 및 편의시설 설치(현대식 화장실, 차광막, 밝은 조명 및 네온 설치 등) ▲소핑몰 형태의 전면적인 재개발 등이었다.
시는 앞으로 추후 경기북부상공회의소에 설치될 ‘재래시장 경영센터’와 연계해 번영회 및 상인들을 대상으로 의식변화에 대한 교육실시와 신마케팅 전략과 선진시장 방문을 통한 벤치마킹 등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제일시장번영회도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올봄에 공동바겐세일 및 노래자랑 등 이벤트성 행사를 치를 예정이며 농산물 등의 중간마진을 없애기 위한 산지 직거래 유통체계을 공동으로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이형두 제일시장번영회장 인터뷰>이형두>
“침체된 재래시장의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내 정서에 걸맞는 ‘물건값 깍는 문화’풍조를 되살리고 대형할인점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을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갖추는 일입니다.”
이형두의정부시 제일시장번영회장(55) 은 물건을 하나더 얹어주는 ‘덤문화’와 인간적인 훈훈함이 느껴지는 ‘깍는 문화’가 그대로 남았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유지하며 유통구조 및 시설의 변화를 꾀해야 할때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제일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의 소비문화를 잠식해 가는 거대자본의 대형할인점들의 출현이 가장 큰 적이며 비현대식 건물구조와 이에 따른 협소한 주차문제, 경제위기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노점상들의 정착 등이 근본적인 한계며 걸림돌이다.
-상인들은 번영회의 강력한 추진력을 원하는데.
▲최근 수년간 전기시설을 증설하는 등 화재 및 시설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모든 상인들의 욕구충족이 불가능한 것처럼 개별적인 이해관계 집단의 대표성을 띤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 제일시장내 노점상들은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노점상들에게 일정의 임대 및 회비를 징수하며 자체 정비체제에 들어갔다. 이는 오히려 시장내 신규 노점상을 억제하고 규율을 부여함으로써 노점의 난립을 차단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따라서 시장 자체의 룰에 따라 공존해 나갈 계획이다.
-시장을 살리기 위한 향후 계획은.
▲올해에는 북부지역의 산지와 연결해 농산물 직거래 유통구조로의 전환을 상인들과 공동으로 모색할 계획이며 그동안 미뤄졌던 각종 홍보성 이벤트행사를 마련해 자연스럽게 그 옛날 쇼핑문화의 부활을 꾀할 생각이다.
/의정부=천호원·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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