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협력업체 존폐위기

“직원들과 함께 허리띠 졸라메며 대우차 정상화 날 만을 기다렸는데 이제는 더 이상….”

지난해 11월 대우자동차 부도 이후 휴업과 조업을 반복하며 근근이 버텨왔던 대우차 협력업체 S공업㈜(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 김모 사장(54)은 5일 대우차 부평공장 가동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끝내 말끝을 맺지 못한채 고개를 떨구었다.

3개월치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도 대우차 정상화만을 기다리며 공장을 지켜주었던 직원들의 얼굴을 더 이상 볼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우차 부도 이후 공장은 물론, 개인 주택까지 담보가 될만한 재산은 모두 은행에 잡혀 운영자금으로 써온데다 대우차 협력업체라는 낙인까지 찍혀 은행 한군데 자금지원을 사정해 볼 곳 조차 없어 막 다른 길목에 몰리고 말았다.

2차 협력업체로 생산전량을 대우차에 납품했던 ㈜D정밀(인천시 서구 가좌동)도 이번 대우차 가동중단을 계기로 타 업종으로의 전환을 꾀하며 자동차 업계를 아예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대우차 협력업체가 현대와 기아 등 타 자동차 회사 일을 따내기가 사실상 불가능 한데다 더 이상 대우차만을 쳐다보고 있을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업종전환 말고는 살길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협력업체 주변에 근거없이 떠돌았던 ‘인천공장 폐쇠가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의 수순’이라는 루머가 이번 가동중단을 계기로 받아들여 지면서 상당수 협력업체들이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인천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우차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으며 인천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하더라도 물량 감소 등으로 협력업체의 30% 정도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협력업체들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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