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훼손 왜 묵인하나

도내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그린벨트내 각종 불법행위를 단속하고서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은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후속조치는 고사하고 아예 단속조차 안하는 지자체도 있다고 하니 지방행정의 앞날이 심히 우려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내년에 실시될 지방동시선거를 앞둔 지자체 단체장들이 ‘표’를 의식, 인심을 잃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 게 분명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어서 더욱 예사롭지 않다.

현재 경기도는 전국 시·도 가운데 그린벨트 점유율이 가장 높다. 작년말 현재 도내 21개 시·군에 모두 1천293㎢가 지정돼 개발제한이 엄격히 이뤄지고 있으며 시·군 등 지자체들이 그린벨트 훼손 행위 등에 대해 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개발제한 구역내에서 지역주민들이 축사로 개발허가를 받은 뒤 공장용지로 불법 용도변경하는 등 각종 위법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그린벨트 훼손 행위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지자체들이 단속을 소홀히 하는 것은 자치단체장들이 차기선거에서 표를 의식, 강력한 행정집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경기도 그린벨트내 위법행위 단속건수는 지난 99년 2천842건에 비해 618건이 줄어 들었다.

작년에는 그린벨트 해제 및 조정과 관련해 99년보다 단속횟수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적발건수가 줄어든 것은 지자체가 위법행위 단속을 소홀히 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단속 후 조치사항도 작년 2천224건 중 1천380건만 조치하고 나머지 844건은 미조치해 99년 2천224건 중 1천380건만 조치하고 나머지 844건을 미조치했다. 이는 99년 2천842건 중 2천314건 조치에 528건 미조치와는 대조를 보여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이다.

문제는 단속건수, 조치건수의 수치의 가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잖아도 지방선거 조기열풍과 함께 지자체단체장의 자파 위주의 인사, 선심성 예산 편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터에 이처럼 그린벨트 위법행위가 묵인되고 있다면 기타 다른 위법행위도 단속을 하나마나 한 실태가 되기 때문인 것이다. 그린벨트 훼손행위에 대해 시·군으로부터 매월 단속결과 등을 보고받아 실태를 파악, 상응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경기도가 지시를 하고 있으나 단속 및 집행권한이 있는 해당 지자체가 묵묵부답이라면 무법천지가 따로 없는 것이다. 차기 선거의 재선을 위해 불법·위법행위를 묵인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소탐대실이 주민은 물론 당사자에게도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나타나는가를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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