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왜 이러나?

국민은 불안하다.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해 이젠 면역

성이 생기긴 했지만 생각하면 무척 불안하다. 하루에 국민의 돈이

36억원이나 소비되는 대우차사태는 총파업속에 극한의 물리적 양상

으로 치닫고 있다. 기업가치가 곤두박질 친다. 이래가지고 어느 해

외자본이 제값주고 사려고 할 것인지 걱정된다.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취임벽두 이라크를 공습했다. 미국주도의 세

계질서를 주도하고자 하는 무력의 횡포다. 부시행정부는 또 한국

의 전력증강사업을 두고 4조원대의 무기구입에 보잉사 F15기 구매

를 요구하는 등 이른바 공조대가의 노골적 압박이 심상치 않다. 일

본은 한일합방과 일제강점을 정당화하는 역사교과서의 왜곡을 노골

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민생고는 사회구조 격차의 심화속에 가중되고 기업과 수출이 어려

운 현안말고도 작금의 새로운 나라 안팎사정이 이러하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를 누구보다 걱정해야 할 정치권은 걱정할 일은 걱정

않고 엉뚱한 정쟁으로만 소중한 시일을 낭비하고 있다. 도대체 YS

(김영삼) 회고록 공방이 국리민복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여야의

사회 주류론 핑퐁가열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특히 여당내

대권후보주자들의 구렁이 제몸 추스르기식 언행이 현안과 무슨 상

관이 있는가를 국민들은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극우화 경향을 저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정신 못차리는 우

리들을 얼마나 얕잡아 봤으면 그렇겠는가를 알아야 한다. 미국의

진주만 기습을 정당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우경화에도 아

직은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

려워하지 않은 우리의 존재를 우리가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일본을

탓하기보단 국력을 하루빨리 크게 키우는 길 뿐이다. 미국의 무기

구입압력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국력이 배양되면 그들이 감히 그토

록 오만하진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력배양이 시급하다. 이에 힘써야 할 정치권이 실익없

는 허무한 논쟁만 일삼으며 외국자본에 팔 기업가치만 떨어뜨리는

가운데 민생경제는 어렵기만 하니 국민이 편할리가 없다. 여야의

상생정치는 무조건적 영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권을 두고 다

투는 것이 여야의 본질이지만 싸우더라도 좀 생산적인 싸움을 해

야 한다. 정치권은 무엇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반성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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