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식기 불안해소를

플라스틱 식품용기에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허용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는 조사보고는 소비자들을 또 한번 불안케 한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합성수지로 만든 도시락 용기와 식품용기·컵 등 착색제품 130개를 시중에서 무작위 채취, 조사한 결과 납 27건 카드뮴 47건 등 모두 74건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에는 인체의 면역체계 장애는 물론 내분비계와 생식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납이 120∼300ppm 검출돼 허용기준치(100ppm이하)를 3배나 초과했다. 그러나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플라스틱 식품용기 샘플에 열을 가해 녹여서 중금속을 분석하는 ‘용기실험’ 결과 나온 조사치로 용출실험(초산 등에 용기를 일정기간 담갔다가 중금속 검출여부를 조사하는 방법)에서는 이보다 낮은 조사치가 나올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용기실험’ 결과 중금속이 허용치 이상 나왔더라도 ‘용출실험’에서 검출량이 허용치 이하라면 그 식기는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보건환경연구원의 이같은 어정쩡한 견해는 옹기에서 유해 납이 검출되는지의 여부를 둘러싼 과거의 지루한 논쟁을 재연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식품위생 당국은 조속히 권위있는 조사방법과 해명으로 소비자를 안심시켜야 한다.

플라스틱 식기류는 내용물에 따라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최악의 조건을 상정해서 유해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옳다. 또 이번 검사에서 검출된 아연(0.5∼235ppm)과 구리(0.4∼91.0ppm)의 경우 우리는 왜 허용기준치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아연과 구리는 과다 섭취할 경우 소화기관 장애와 간경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금속이다. 그런데도 허용기준치가 없으니 이들 물질이 얼마든지

검출되더라도 그 식기를 사용해도 좋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국민을 불안케 만드는 이같은 검사결과가 나올 때마다 그 누구도 신속하고 권위있는 해명을 안해 주고 있으니 국민들만 답답할 뿐이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권위있는 검사결과와 함께 신속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플라스틱 식기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면 제조과정을 정밀검사하고 안전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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