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와 관련, 한나라당이 전날에 이어 2일에도 내용과 형식을 모두 비판하며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혹평하자 민주당이 ‘야당의 트집잡기’라고 반박하는 등 여야간 공방이 전날에 이어 계속됐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가회동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전파낭비일 뿐이다”며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한다고 했다가 올 2월까지 마무리한다고 했고 또 다시 테두리만 완성하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었다”고 말했다고 대변인실이 전했다.
김기배 사무총장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사람을 갖다 놓고 쇼를 연출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특히 4대부문 개혁에서 노동문제만 미흡하다고 했지만 금융, 기업, 공기업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것이 뭐가 있냐”고 비판했다.
또 목요상 정책위의장은 “어제 국민과의 대화를 보는 둥 마는 둥 했지만, 국민들이 얻은 것은 희망이 아니고 실망뿐”이라고 가세했고,
장광근 수석 부대변인은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허공과의 대화였다”며 “모 시청률 전문조사기관에 따르면 3개 방송의 전국 평균은 23%, 서울평균 27.5%로 1차 국민과의 대화 시청률 53.3%와 비교하면 급전직하다”라고 폄하했다.
반면,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이날 4역회의후 브리핑에서 “‘김 대통령은 여당 총재라기보다는 국가 원수로서 경제가 어렵고 남북문제가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과 충분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었는데도 야당이 이를 문제삼는 것에 아쉬움이 많다’는 의견이 회의에서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국민과의 대화’는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지나칠 정도로 삭제되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가감없이 전달돼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는데 야당이 초지일관 매도하고 악평으로 일관하면 되느냐”며 “여야가 상생의 정치를 펴기 위해선 야당의 자세전환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TV 3사의 생중계 논란과 관련, 김 대변인은 “한국방송협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국민과의 대화’가 2년만에 이뤄지는 만큼 방송사 입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봉·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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