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급락 수출업체 비상

일본 엔화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상태에 있는 전자, 자동차, 조선 등을 중심으로 도내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와 수출업체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복합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으로 엔화 약세를 방치,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20.40엔까지 떨어졌다가 9일 오전 119.42∼47엔으로 소폭 상승했다.

더욱이 이같은 엔화 약세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유럽, 동남아시장에서 일본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수원 소재 S사는 전자레인지를 일본에만 1대당 5천∼6천엔 상당 가격으로 월 1∼2만대 수출을 하고 있는데 연초에 가격을 정했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수도 없어 엄청난 손해를 감수고 있는데다 동남아시장에서도 수출시장을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자동차와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안산 반월공단 소재 A사는 연초부터 이같은 상황을 감지, 지속적으로 가격을 깎아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본측에서 들어주지 않아 올 수출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소형녹음기를 생산, 유럽·미국·동남아 등지에 수출하는 수원소재 C사는 수출물량도 감소한데다 가격도 15∼20% 하락해 올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사의 한 관계자는 “가만히 앉아서 작년대비 매월 약 10%정도의 가격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인데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고 심각할 경우에는 바이어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수출 계획에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사 H사장은 “최근 일본을 방문했는데 3월 위기설로 일본경제가 최악인 상태이어서 판매불황으로 우리회사도 수출물량을 줄였다”며 “여타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구식 무협경기지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시장에서 수출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이 상당한 변수인데 미국정부가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표명구기자 mgpy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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