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의 전문건설업계는 동아건설산업의 사실상 파산과 한국부동산신탁, 고려산업개발의 부도여파로 부도업체 수가 작년보다 급증한데다 극심한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경기·인천지역 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경기·인천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이 동아건설산업 부도여파로 20개 하도급업체가 어음미결제액 및 공사비미수령액으로 54억4천만원 상당을 피해본데다 고려산업개발의 하도급업체 20개가 30억2천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2개월간 부도를 낸 경기·인천지역 부도업체 수는 10개사로 지난해 같은기간(5개사)보다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인천지역 전문건설업계는 특히 고려산업개발이 4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했기 때문에 앞으로 2∼3개월 후에는 하도급업체에 미치는 파장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전문건설업체들은 업계 속성상 특정건설업체의 악성채권 규모가 클 경우 공사수행능력을 의심받아 여타 일반업체가 일감을 맡기지 않은데다 납품업체의 자금회수 압력도 심화,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고려산업개발의 신영통단지의 철물공사를 한 O사 관계자는 “지난해 고려는 살린다는 발표만 없었어도 공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공사비를 수령할 때가 돼서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고려측에서 회사채를 사라고 강매한 금액 1억원을 포함해 총 11억원이 물려있어 직원들 봉급은 물론 세금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려산업개발 채권단 관계자는 “22일 현대 본사 앞에서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할 계획이며 현재 전국적으로 1천여개 업체가 4천600억원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백개 하도급업체 사장들이 사채업자로부터 어음할인해 쓴 돈을 못갚아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길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표명구기자 mgpy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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