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핫이슈>서해안공유수면 매립사업

시흥시 정왕동 서해안공유수면 15만평 매립사업을 놓고 시와 시민단체·주민들이 자기 주장만 고집하고 있어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해양수산부가 연안 난개발로 인한 갯벌 등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공유수면 매립을 최소화하고 골재 채취를 총량규제하는등 종합대책을 수립,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밝혀져 ‘서해안공유수면 매립사업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시는 공유수면 매립에 따른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못한채 매립만을 주장하고 오히려 사업주체인 시측이 시민단체에게 끌려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인근 오이도 지역은 현재 학술조사가 진행중이며 자연조건과 선사유적지(패총) 발굴로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사적지정을 통한 보존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보존해야 한다는게 주민과 시민단체의 입장이다.

반면 시흥시는 해양생태계의 순환 사이클 유지 및 환경오염의 자생복원능력 확보와 도시민의 정성함양 등 많은 부분에서 갯벌의 중요한 역할은 인식하고 있으나 열악한 주거환경과 시의 대부분이 GB로 묶여 개발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어 공유수면 매립사업은 필연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시의 입장

시는 지난 22일 “지난 89년 시로 승격된 이후 급격한 인구증가 등으로 공영개발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왔으나 시 면적의 85% 가량이 GB로 묶여 주거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라며 시민단체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시는 그동안 신도시의 성격을 띤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그 일환으로 갯벌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서해안공유수면 15만5천여평 매립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함께 반월 및 시화공단·한화매립지 뿐만아니라 인근 남동공단과 LNG인수기지 건설 등으로 인해 오랜기간 유지돼온 갯벌과 해안선이 상실돼 “보존보다는 고부가 가치의 균형있는 개발과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매립사업이 요구된다”고 시는 주장하고 있다.

시는 또 15만5천평 공유수면 매립예정지에 1천471㎡ 이상의 해변(수변)생태 Belt를 살리고 최소 2만평 이상의 갯벌을 생태·환경공원·자연학습장(패총)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인근 Harbour Gallery 등과 연계, 반월 및 시화공단에서 발생한 대기오염을 정화시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시흥시 윤석명 도시건설국장은 “92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인 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매립사업은 진행돼야 하며, 오는 30일 매립에 따른 계획(안)이 확정되면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용도 등 세부계획(안)을 작성, 매립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입장

지난 97년 작성된 서해안공유수면 매립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초안)가 인구증가 및 대기오염 등 환경인자의 변화로 인해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진 만큼 관과 시민 그리고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추천하는 조사단을 구성, 재평가 해야된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공유수면 매립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은 신석기 패총문화의 유적지이며 오이도문화와 갯벌을 묶어 관광자원화해 문화·경제적 가치를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인근 안산시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을 위해서도 자연생태적 가치가 높은 오이도·월곶·옥구도 등 시흥지역 갯벌 훼손은 중단돼야 한다고 시민단체는 요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매립사업은 취소하고 오이도 전체를 갯벌 및 철새학습 공원화 등 종합적인 구상이 요구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오이도 철강단지 입주 예정지 분양과 한화매립지 환수 등을 통해 다른 형식의 공영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오이도 갯벌 개발에 따른 이익이 크지 않는 한 개발을 보존하거나 유보하는 한편 고 “다음 세대로 하여금 결정하게 하자”는 것이 시민단체의 입장이다.

장동용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오이도 생태문화 탐방관 조성을 위해 시민(안)을 작성하고 이와함께 갯벌과 패총을 연계한 생태학습장을 구상, 전문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오이도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오이도를 알릴 수 있는 공간적 여건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며, 최근 세계적 희귀종인 ‘검은머리 물떼새’가 오이도 인근을 찾은 것으로 파악돼 조류모니터 조사도 함께 병행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의 입장

어민들은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동안 오이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안모씨(50·여)가 매립예정지에서 패류 등 수산물을 잡아 1천180여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고 강조하고 이는 오이도 갯벌이 아직 살아 있음을 반증해주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특히 어민들은 “시흥시가 오이도 갯벌이 썩어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지난 3월10일 해양연구소 제종길 박사에게 매립지에 대한 생태조사를 의뢰했다”며 “1개월 안으로 관련자료가 나오면 오이도앞 공유수면 매립예정지에 생물이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시에서 추진하는 매립사업은 어민입장에서 보면 환경파괴며 이는 또 주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꼴이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12억원의 각종 예산이 투입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시의 입장은 공직자들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의지와 소신도 없이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어민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유수면을 매립하면 시나 주민들이 얻는 이익은 없고 결국 공사업체나 이해관계자들만 배를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할 어민들에게 보존이니 개발이니 문제를 이제는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어민들은 주장했다.

오이도 어촌계 박영흥 계장은 “오이도 어민은 물론 시민단체 등과 연대, 뜻이 관철 될 때까지 의지를 굽히지 않을 생각이며, 매립지에 대한 생태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흥=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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