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최고를 자랑하던 부평지역의 재래시장이 최근들어 고사위기에 놓였다.
6.25 전쟁이후 부평지역에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항만을 중심으로 활성화 된 인천지역과 달리 별도의 지역적 상권을 형성해 온 부평지역 재래시장은 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지역상권을 파고 들면서 열악한 환경의 재래시장은 급속한 매출액 감소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부평 재래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옛 명성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생존권 차원에서 고개를 들고 행정기관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지원을 가시화 하면서 재래시장의 현대화 사업에 많은 노력들이 기울여지고 있다.
◇부평 재래시장 탄생과 몰락
지난 62년 6월 부평지역에 처음으로 공설시장인 부평시장이 지금의 북부교육청 인근 부평동 225번지에 설립되었다.
그러나 부평시장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67년말 부평 자유시장이 지금의 시장노타리에 자리를 잡았다.
시장면적 1천792㎡에 연간 거래액만도 4억4천여만원에 달하던 자유시장이 폭증하는 시민들을 수용하지 못하자 71년 부평구 공보관과 자유시장 사이의 거리에 진흥시장이 형성돼 지금의 부평재래시장으로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초까지 시장 주변의 종합 및 지하상가과 연계돼 최고의 상권으로 굴림해왔던 부평시장은 현대화의 바람을 타고 부평지역에 들어선 2개의 대형백화점과 3개의 대형활인매장은 물론 신세대 취향에 맞춘 청소년 전문 쇼핑몰까지 생겨나자 재례시장은 급속히 퇴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대우자동차의 부도로 지역경제가 심각할 정도로 위축되자 지난 설 명절 재래시장의 성수품 판매액이 전년대비 50% 이하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점
신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통적 서민 시장인 부평 재래시장은 98년 11%, 99년엔 5.9%로 매출신장률이 감소되는 등 명목만 유지되고 있으나 영세한 자본과 전 근대적인 상거래 관행은 물론 낙후된 시설과 편의시설 부족·교통불편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점포경영의 생산성도 낮은데다 신소비 문화의 주체인 청소년들의 호흥도 얻지 못한 재래시장은 토지 및 점포 소유자와 임대상인·노점상 등간 권리금의 보장과 점포임대차 보호문제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재래시장 현대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재개발 청사진
부평구청은 부평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45억원을 들여 부평공보관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의 대형 주차장을 건립하고 임대 만료되는 시장로터리 지하상가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구는 시장을 3개 권역으로 나누어 노후된 시장의 환경개선 사업을 유도하고 도로를 정비하고 소방시설 등을 갖추어 자유로운 자동차 통행공간도 확보할 수 있는 특색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이 특색거리에서 각종 거리축제 및 이벤트 행사를 개최해 먹고 즐기며 쇼핑할 수 있는 종합 현대화 시장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호섭 진흥시장 대표 인터뷰)
-부평재래시장의 현 상황은
▲과거 10여년 전만해도 부평·계양·서구 일대를 모두 포함하는 상권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구월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을 시작으로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과 함께 IMF사태는 물론 현재의 대우사태와 금년 4월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까지 앞두고 있어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다.
-행정당국에 요구 사항은
▲재래시장은 점포상과 노점상이 혼합되어 형성된 사장이다. 그러나 화재시 속수무책으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소방도로의 확보와 함께 소비자들이 쉽고 편하게 시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노선버스의 확대와 주차장 건립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상인들의 자구노력은
▲재래시장 활성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 상인들도 건물의 보수·통행도로의 정비·다양한 문화행사 개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 ‘먹자·놀자·사자’의 삼박자를 고루 갖출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박수묵 부평구청장 인터뷰)
-부평재래시장 활성화 복안은
▲지난 99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부평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 부평상권 활성화등 4대 전략부문의 실행 시책을 마련중으로 이 시책에는 지하상가와 문화의거리 재래시장을 한데 묶은 활성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옛 재래시장의 명성을 되찾게 될 것이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대책은
▲이미 부평시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보관 부지를 주차장으로 확보했으며 임대 만료되는 시장로타리 지하상가도 주차장화 계획을 세우고 추진중이며 상인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동종 업종의 협동화 사업을 추진하게 될 유통정보센터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시장정비 계획은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재래시장의 현대화에 대한 언급으로 정부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행정적 지원만으로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닌만큼 상인과 건물주등 시장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한마음이 중요하다. 이후 부평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오는 2004년까지 재래시장에 대한 단계적 활성화 방안이 추진될 것이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