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삼성-LG 갈등 심각

국내 프로축구 정상급 팀인 수원 삼성과 안양 LG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축구계에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과 LG의 갈등이 시작된 계기는 지난 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5년 삼성의 창단 코치로 부임했던 조광래 감독(현 LG감독)이 97년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불구 98년 1월 갑자기 유럽 유학을 통보받고 사실상 해임되며 삼성구단, 특히 김호 감독에 대한 섭섭함을 표출했었다.

삼성 코치직에서 물러난 조 감독은 그해 12월 LG의 감독으로 부임, 이때부터 삼성과의 불편한 관계는 시작됐다.

조 감독 개인의 섭섭한 감정은 99년초 LG 소속이었다가 프랑스리그로 진출했던 서정원이 99년 삼성으로 이적하며 이번에는 LG구단이 서정원을 상대로 ‘이적료 일부반환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출 더욱 깊어졌다.

이후 두팀의 경기는 감정대립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진행됐고, 지난해 LG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던 9월30일 안양경기에서는 심판의 오심까지 맞물려 김호 감독과 수비수 유웅렬이 퇴장당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감정대립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지난 8일 안양에서 열린 아디다스컵대회에서도 이어져 이날 경기서 양팀은 모두 48개의 반칙을 남발, 마치 격투기를 보는 듯했다.

더욱이 경기에 앞서 1시간전에 열린 감독자미팅에 김 감독이 나가지 않고 최강희 코치를 내보내자 조 감독은 “기본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 했고, 김호 감독은 LG전에만 감독미팅에 안나가는 것에 대해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어 안나가는 것”이라고 말해 양감독간 앙금이 가시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두 감독간의 감정 대립은 선수들에게 까지 이어져 삼성과 LG가 맞붙으면 지나칠 정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군경기에서 양팀 선수들간 주먹다짐까지 한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관련 축구인들은 “2002년 월드컵을 불과 1년여 남겨두고 일기 시작하고 있는 축구붐 조성에 두팀 지도자의 감정대립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하루빨리 양구단의 책임있는 인사가 직접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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