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노조원들에 대한 ‘폭력진압’책임을 물어 민승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이 직위해제되자 인천지역 경찰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채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였다.
지난 13일 부평경찰서장이 직위해제된데 이어 16일 지방경찰청장까지 직위해제되자 인천지방경찰청은 물론, 산하 경찰서 직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하면서도 지휘책임자들의 불명예 퇴임을 아쉬워했다.
한 경찰관은 “노조원들의 공장내 진입에 대해 막을 것인지 출입시킬 것인지 지난 6일 법원판결 이후 수차례에 걸친 지휘요청에도 불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수뇌부가 사태가 악화하자 책임자들을 모조리 옷 벗기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이번 진압방식이 어느 정도 지나쳤다는 점은 대부분의 경찰관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경찰 전체가 폭력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반론을 펴는등 뒷북지휘를 한 본청 수뇌부도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탄식했다.
교통과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음주운전 단속이나 안전띠 단속을 할 때 시민들의 눈초리가 예전에 비해 훨씬 싸늘해졌다”며 “100일 개혁 등을 통해 어렵게 쌓아 온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무너진 것 같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인천경찰청 한 과장은 “부임 이후 작업복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고생만 한 부평서장에 이어 책임자 엄중문책 차원에서 단행된 청장의 직위해제로 마음이 편치 않다”며 “호프집 참사에 이어 2년도 안돼 또다시 청장이 직위해제되는 불명예만 안게됐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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