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道

도로변 상가가 인도를 어느정도 차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조금도 침범하지 않으면 더욱 좋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인도를 겁없이 잠식하는 돌출 점포가 적잖다. 인도의 상당부분에 가시설물을 하여 아예 상가화하는 심한 경우도 볼수가 있다. 점포 앞 인도를 점포마당처럼 쓰는 것도 눈에 띈다. 행인많은 길바닥에 광고간판 자재를 즐비하게 늘어놓고 간판을 만들기도 하고 차량을 인도에 세워놓고 정비하기도 한다. 어떤 오토바이 업소는 인도에 상품진열을 한것으로도 모자라 역시 길바닥에서 중고품 정비를 일삼고 있다. 이같은 도로무단 점용은 법규에 어긋나는 것이지만 법에 앞서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터인데도 대개는 그렇지가 않다.

길가는 사람이 이리저리 비껴가도 조금도 미안해 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행인으로 인해 작업에 지장을 받으면 “잘보고 다니라”며 나무란다. 인도가 이처럼 도로변 점포의 작업장화나 상가화 한지는 오래다. 얼마전 일이다. 교통정리에 나선 대한노인회 봉사대원과 어느 점포에서 일하는 사람과 시비가 있었다. 행인들이 길가는데 지장을 받으니 차량손질을 좀 안으로 옮겨서 하라는 것이 봉사대원의 말이었다. 그러나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는 것이 점포에서 일하는 젊은이의 반박이었다.

기초질서 문란은 물론 한두가지가 아니다. 윗분들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도시 질서관념이 희박한 사회가 됐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무질서는 또 이뿐만이 아니다. 인도는 행인이 마음놓고 다니는 길이다. 이러한 인도에 행인에게 불안을 주는 괴물이 더러 불쑥불쑥 나타날 때가 있다. 난데없는 차량이 인도로 들어서는 것을 볼수가 있다. 태연히 주차해 두기도 한다. 이바람에 인도블럭이 견디다 못해 깨지면서 움퍽움퍽 꺼져 드러간다. 시민의 세금으로 만든 인도가 얌체같은 차량족들에 의해 망가져 가는데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을 탓하기 앞서 시민의식의 빈곤을 먼저 탓할 일이긴 하다. 그렇긴 하나, 당국은 또 뭣들하는지 모르겠다. 인도의 무질서하나 추방하지 못하면서 다른 무엇인들 제대로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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