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비호세력 있나?

경찰 상층구조의 작금 동향이 과연 국가공무원 처신에 합치되는지 심히 의문이다. 대우부평공장 근로자들에 대한 과잉진압으로 야기된 발단동기 못지않게 우려되는 것이 경찰의 공공성 결함이다. 이무영경찰청장 비서실장등이 주도한 청장퇴진 반대의 경찰대출신 명의의 성명이라는 것은 당초부터 이상한 것이었다. 경찰대출신이 엘리트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런식으로 작당할 작정이면 경찰내부의 조직을 크게 저해하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또 그같은 성명이라는 것이 정말 경찰대출신의 총의로 간주될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할 수 없다.

우리는 경찰청장에게 과잉진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항간의 주장에 이유가 있음을 부정할 근거를 발견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장이 위로부터 비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경찰대 출신이라는 이름으로 아랫사람의 두둔을 생산한 것은 경찰사상 전례가 없는 해괴한 양상이다. 청장이 비서실장의 그같은 주도를 사전에 알았고 몰랐고 그게 문제가 아니다. 알았던 몰랐던 책임이 면탈될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고도 자체감사를 통해 주도자를 징계가 아닌 경고로 땜질처방 한것은 미봉책이다. 묻겠다. 만약에 반대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이 있었어도 그처럼 관대하게 보아 넘길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감히 양식이 있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경찰기강이 상층구조부터 이같이 청장의 개인사정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것은 경찰의 명예를 위해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대다수의 경찰은 이 순간에도 열악한 근무조건속에 소임을 다하느라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수뇌라하여 입지에 따라 가뜩이나 고생하는 경찰에 불명예의 멍에를 씌울 권한이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우리는 민생치안을 지켜주는 경찰이 국민신뢰에 흠이 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철밥통같은 이무영경찰청장의 불퇴진에 그 타당성 여부가 어떻든 정치적 배후 세력으로 여권의 구동교동계설이 나온것은 지극히 불행하다. 경찰청장이 특정 정치세력의 비호를 받는것이 사실이라면 그 자체가 경찰의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보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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