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개항 한달맞은 인천공항

‘동북아시아의 허브(hUB)공항’을 목표로 하는 인천국제공항이 29일로 개항 한달을 맞는다.

시스템 불안정 등으로 인한 혼란 등 개항전 우려를 씻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공항은 항공기 운항과 여객 및 화물을 순조롭게 처리하면서 안정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각 시설이 수년내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말부터 추진키로 예정된 확장공사의 예산확보가 불투명하다. 공항 운영 시스템의 완전자동화 체제전환도 풀어야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개항 한달째를 맞는 인천공항의 운영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개항 한달의 운영성과

인천공항에서는 지난달 29일 개항 이후 지난 22일까지 국제선 항공기 7천293대가 운항하는 등 여객수송 106만9천46명, 화물수송 1만2천169t이 처리됐다.

이는 하루평균 운항횟수 292대, 여객수송 4만2천761명, 화물수송 4천87t을 소화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동안 김포공항에 비해 운항횟수는 12.5%, 여객수송 5.9% 늘어났다.

반면 화물수송은 김포공항에 비해 5.7% 줄어들었다. 공항공사측은 미국·일본 등의 경제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항공기 결항은 101편(하루평균 4편)으로 결항율 1.36%를 기록, 김포공항 2.35%에 비해 1%포인트 낮아졌다.

항공기 착륙료와 상가 및 사무실 임대료 등을 통한 공항수익은 모두 339억원으로 하루평균 13억5천만원을 벌어들여 김포공항에 비해 71%가 늘어났다.

인천공항에서는 이 기간동안 모두 45개 항공사에서 99개 도시를 취항했다.

공항 진출입 교통량은 하루평균 왕복 4만9천380대로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수용능력인 13만5천대를 크게 밑돌아 원활한 교통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버스의 여객수송 분담률은 김포공항보다 19%포인트 늘어난 55%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의 여객 출입국 수속 시간(비공식 측정치)은 출발 36분, 도착 31분으로 국제기준(출발 60분·도착 45분)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투명한 2단계 사업

인천공항의 주기장은 벌써부터 항공기들로 붐비고 있는 등 내년이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당 평균 항공기의 주기 대수는 46.8대이지만 피크시간대에는 50대를 넘어 수용능력인 60대(탑승교 44대·원격주기장 16대)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항공사는 여름철 성수기에는 원격주기장도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 비행기에 쌓인 눈 등을 제거하는 제빙주기장(12대 수용 가능)까지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상당수 여객은 김포공항처럼 버스편을 이용해 원격주기장이나 제빙주기장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주기장에 이어 화물터미널과 급유시설은 2004년, 여객터미널은 2005년, 활주로는 2006년에 각각 포화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공항공사는 분석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이에 따라 4조7천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오는 2009년까지 635만평의 부지를 조성해 활주로와 탑승동, 계류장 등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예산확보가 불투명 ▲3년내 화물처리 세계 3위 ▲10년내 세계 정상 진입 ▲여객환승률을 35% 달성 등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중추공항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의 실현이 쉽지많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 자동화 시스템 체제 전환

개항전 잦은 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응급처방으로 도입된 ‘준자동(Fall back)’방식의 공항 운영 시스템의 완전자동화 체제로의 전환은 인천공항의 당면 과제이다.

인천공항은 현재 승객들의 짐을 여객기로 이송하는 수하물처리시스템(BHS)과 항공사 체크인 공용시스템(CUS) 등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등을 ‘준자동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준자동 체제 운영을 완전자동화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추진 계획을 마련, 1단계로 내달초까지 BHS와 CUS를 직접 연결, 양대 핵심시설의 안정화를 꾀하기로 했다.

또 2단계로 6월까지 이들 시스템에 레이더정보자동처리장치(ARTS)와 운항정보시스템(FIS)을 추가로 연동시키고 오는 10월말까지 공항내 88개 하부시스템을 모두 통합, 최종적인 시스템 완전자동화를 이룰 계획이다.

시스템 통합이 이뤄지면 비행기의 이착륙 정보를 실시간에 접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항공기 계류장 이용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탑승 24시간전 수하물 접수 등도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 공항공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항공사의 완전자동화 추진 청사진이 그대로 현실화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공항공사가 아직까지 통합시스템의 가동에 오류를 일으킨 원인을 정확히 파악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완전자동화 체제 전환은 오는 10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강동석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방대한 시스템의 통합 과정에서 작은 오류가 발생해도 찾아내기 어렵다”며 “일단 단계적 과정을 거쳐 완전자동화 체제를 이뤄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