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동자들의 명절인 노동절이다. 그러나 노동절을 맞은 노동자들은 즐겁기는 커녕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해야되고 또한 구조조정의 한파에 어떻게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같아 우울하기만하다. 오늘 전국 곳곳에서는 노동절 기념식보다는 노동자들의 춘투 출정식이 거행되어 대규모 시위가 예상된다.
이미 한국노총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절 기념식 대신 ‘5·1노동절 공안적 노동탄압 규탄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100만 노동자 불복종 서명운동을 전개키로 하였으며 노총 위원장은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도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대학로에서 제111회 세계노동절 기념대회를 강행키로 하여 시내곳곳에서 경찰과 대치될 뿐만 아니라 과격시위와 진압으로 상당한 피해도 예상된다.
노동자들은 지난 4월 10일 인천 부평 대우자동차앞 사거리에서 자행된 경찰의 무자비한 시위 진압 폭행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법원의 합법적 명령에 의해 출근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경찰의 행태는 한국이 인권국가, 민주국가라는 사실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외의 비난을 받고 있으며,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동절에도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는 등 수습책을 나름대로 취했으나, 아직도 노동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구조조정의 한파 때문에 100만의 실업자가 거리를 헤매고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노동자들을 달래기는 커녕 오히려 강압으로 통제하고 있으니, 노동자들의 불만이 오죽하겠는가.
정부는 노동대책을 더욱 유연성 있게 취해야 될 것이다. 노동자들의 과격시위나 무리한 요구가 반드시 정당한 것은 아닐지라도 인내와 절제를 가지고 노동현장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된다. 일자리를 잃고 헤매는 실업자들의 아픈 마음을 다소나마 헤아린다면 정부의 태도는 지금과 같이 과격 일변도의 진압이어서는 안될것이다. 정부는 대우자동차 사건의 관련자 처벌을 조속 마무리하고 노동절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노동자들의 춘투에 새삼 인내를 가지고 대화를 통하여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노동자들 또한 평화적 시위로 새로운 시위문화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노동자와 경찰이 대치하여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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