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수뇌

권노갑(민주당전최고위원), 김종필(자민련명예총재), 김중권(민주당대표), 김종호(자민련총재대행), 김윤환(민국당대표), 김상현(민국당최고위원).

이른바 3당 공동여권의 수뇌들이다. 이들이 지난 6일 용인 모골프장에서 호화골프 행각을 가진것은 이미 보도됐다. 권노갑씨 초청 형식으로 3당인사 10여명이 함께 한 이자리에서 천만원 내기소동이 벌어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저녁 만찬은 양주를 곁들여 잘 먹고 떠나면서는 골프장측이 제공한 일제 고급골프채 등 갖가지 기념품을 푸짐하게 챙겼다.

글쎄, 골프 대중화까지는 잘 몰라도 적잖은 사람들이 즐기는 터에 3당수뇌부라 하여 골프장 출입을 못하란 법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서상 거부감을 갖는 것은 그런 생각을 갖는 사람이 잘못일는지. 정치는 암울하고 경제는 불안하고 사회는 혼란스런 판에 ‘장삼이사’의 3당여권 수뇌들 골프행각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췄을는지 궁금하다. 연합을 하면 뭣하나. 이탈표가 두려워 총리 등 해임건의안 하나 정정당당 하게 표결에 임하지 못하고 변칙 폐기를 해야하는 마당에. 그러고도 저마다 꿍꿍이속의 수뇌부가 내색않고 희희낙락 하는 것을 보면 정치판은 그런건가. 정치입문이 훨씬 앞서는 김상현씨가 권노갑씨더러 ‘권선배!’라고 하는 것도 웃긴다.

아로요 필리핀대통령은 빈민 구제를 위해 자신의 사재인 땅 1천㏊를 내놓고 남편의 사탕수수 농장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챙길줄만 알았지 내놓을줄 모르는 국내 정치지도자들은 부끄럽게 알아야 할 것이다. 내기가 사실이든 농담이든간에 ‘천만원’을 동네 개이름 부르듯 예사로 부르는 그들은 대체 어떻게 해서 그만큼 잘들 사는 것일까. 아직도 민심이 무엇인지 아는것 같지가 않다. 세상물정 어두운 그들은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는 모양이다. 좀 자숙자계 해보이면 어디가 덧나는가. 후일의 그들 모습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두고 지켜볼 일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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