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각종 병리 가운데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것은 아동학대다. 구타와 같은 신체적 학대는 물론 밥을 안주거나 학교를 안보내며 심지어 아픈 아동을 치료하지 않는 방임 형태의 학대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니 도대체 이 사회가 어디까지 타락하려는 것인지 이제는 공분을 넘어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아동보호시설에 맡기는 일도 용서받기 어렵거를 하물며 거리에 버려지는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더욱 참담한 노릇이다. 실직자 106만명, 신용불량자 300만명, 무주민등록자 63만500명, 버려지는 아동 7천760명, 가출인 5만9천99명, 이것이 2000년 한해 한국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통계를 떠난 실제 수치는 더 많을 것이다. 올해들어 나아지는 것은 없고 이 가운데 특히 아동학대가 증가하고 있어 우리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아동학대의 원인은 원만치 못한 가정사정이 전부다.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가정이 파산되고 부부가 이혼하면서 아동학대가 늘어난다. 어른들한테 매맞고 부모들이 돌보지 않아 굶주린 배를 채울 길 없는 아동들이 우리 주위에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아동들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미래를 위한 꿈과 행복을 가꿔나갈 때 문제가정의 아동들은 어린 나이에 절망과 인생의 그늘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 버린다. 이 불우한 ‘ 어린 새싹 ’들은 자신에게 무심한 주변과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 나간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드러나는 아동학대 건수는 매년 늘어나 1997년 807건에서 지난 해에는 4배 가까운 3천155건에 달했으며 지금도 학대는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아동들이 학대를 받는 원인은 일부 부모들이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어리석음 때문이다. 가정 형편이 어렵다고, 부부가 뜻이 맞지 않는다고 도대체 무슨 권리로 아무 죄없는 어린 자녀들을 때리고 밥을 안먹이고 거리에 버리는가. 우리나라 어린이 보호법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또 아동학대 신고 정신과 아동보호시설 부족 등을 탓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그릇된 부모 탓이다. 어째서 한국은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들어야 하며 부모에게 매 맞는 자녀, 결식 아동이 늘어 나고 있는가.
가정의 달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를 학대하는 비정한 부모들의 뼈 아픈 각성이 있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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