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들이 있다. 기생이다. 벌써 서방을 여럿 갈아가며 맞이했다. 기생이라지만 풍류있고 절조있는 기생은 아니다. 그런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갈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런데도 기생으로 승차하여 표현하는 것은 비록 갈보지만 무서운 갈보이기 때문이다. 만일 어쩠다하면 누군가를 데려다가 주리를 틀수도 있고 치도곤을 칠수가 있다. 행세하는 세도가 가히 생사여탈권을 쥐고있다.
×여사들이 이즈음 고민에 빠졌다. 또 갈아 맞이해야 할 새 서방이 대체 누구일지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 새 서방은 때가 되면 열리는 상씨름판에서 이기는 사람이 절로 된다. 기왕 새 서방의 총애를 받을 요량이면 미리 추파를 던져 눈도장을 맞춰두어야 할터인데 그게 쉽지 않은 것이다. 잘못했다가는 되레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못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수 만도 없다. 다른 ×여사가 무슨 꿍꿍이 속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칫 신세를 망칠수가 있는 것이다.
상씨름꾼들은 많다. 그많은 상씨름꾼들 거의가 그만 그만하여 도시 누가 서방이 될지 종잡을 수 없어 ×여사들은 애간장을 태운다. 이미 기생티가 몸에 배고 단맛을 단단히 들인 처지에서 이 노릇을 그만 둘수도 없는 입장이다. 총애만 받는다면 서방쯤은 앞으로도 얼마든 갈아 맞이할 각오가 단단히 돼있는 ×여사들이다. 전 서방이 검다 했던것을 새 서방이 희다하면 덩달아 희다하고 희다 했던것을 검다하면 덩달아 검다하는 것이 이들의 몸가짐이다. 진짜로 희고 검은게 문제가 아니다. 그저 그때 그때의 서방뜻에 충실하면 영화를 누리기 때문이다.
세인의 손가락쯤은 안중에 없는지 오래다. 어차피 세인이 밥먹여 준다고 생각지 않은지는 옛날이다. 오로지 새 서방품에 어떻게 잘 안기느냐가 최대의 관심사일 뿐이다. 그래서, ×여사 그들은 처신의 달인이라고 믿고 있지만 생각하면 불쌍한 족속인 것이다. 원래는 갈보가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원죄는 그렇게 만든 몹쓸 서방녀석 들에게 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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