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잔치에 참석한 70대 노인이 고장난 호텔 엘리베이터 문틈에 끼어 숨진사고가 우리 가슴을 친다. 엊그제 안양 글로리호텔에서 일어난 사고는 경로잔치를 마친 노인이 3층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순간 승강기가 갑자기 추락하면서 문틈에 끼어 당한 참변으로 평소에도 고장이 잦아 전반적인 점검 등 특별관리가 필요한 승강기 였다.
사고당시 엘리베이터안에는 9명이 탑승했으나 70대 노인이 또 타려는 순간 승강기 문이 열려진 채 갑자기 추락해 졸지에 당한 사고였다. 문제의 엘리베이터는 이날 사고나기 15분전에도 3층에서 1층으로 내려 가던 중 고장이 나 이용자들이 15분동안 갇혀있다가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초에도 역시 운행중 고장을 일으켜 1층과 2층사이에서 이용자 11명이 1시간동안 갇혀있다 탈출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호텔 엘리베이터가 이처럼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있었는데도 완전히 고치지 않고 무모하게 운행, 걸핏하면 이용자들이 고장난 엘리베이터에 수십분씩 갇혀 공포에 떨고 있어야 했던 것은 우리 사회의 고질화된 안전성에 대한 무딘 감각의 소치로 극히 위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승강기 관리업체와 호텔측의 안전성에 대한 못된 불감증이 무고한 노인의 생명을 앗아갔으니 정말 어이없고 한심스러운 일이다.
다중이 이용하는 편익시설물은 그 편리함에 우선하여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 문명의 이기(利器)가 아무리 우리에게 생활편의를 제공한다 해도 기계 자체의 결함 등으로 고장이 잦아 이용자들을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앗아가는 등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런 시설물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또 기능적 구조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고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면 그것은 편익시설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편익시설물은 어떤 경우에도 100%의 완벽한 안전성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도 엘리베이터 관리업체나 호텔측이 문제의 엘리베이터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말썽을 빚고 있었음에도 근본적인 수리를 하지 않은 채 배짱운행한 것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관계당국은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 책임자를 엄중처벌 해야 한다. 아울러 관계당국은 이같은 어이없는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종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안전교육과 안전대비 역량을 높이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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