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의 천사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는 간호장교를 양성하는 4년제 대학이다. 1967년 설립된 이래 매년 80여명의 간호장교를 배출하여 국군통합병원이나 각 부대 등에 배치해 왔다. 그런데 국방부가 1998년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간호사관학교를 유지할 명분이 없을뿐만 아니라 국간사를 폐교할 경우 250억원의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면서 폐교 결정을 내렸다.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폐교 결정을 내린 후 장관명에 따라 이 학교 신입생을 2년째 뽑지 않아 현재 3·4학년 생도들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올 9월에도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면 이 학교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군간호사관학교 폐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국간사 생도 전원에게 드는 1년간 교육훈련비는 3억5천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방부측의 250억원 절감 이야기는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대학 출신 간호사들의 초임 수준은 연2천500만원이상이라고 한다.하지만 간호장교의 초임은 연 1천200만원에 지나지 않으며 2년마다 전·후방 교대근무를 하는 등 민간 병원에 비해 매우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다.그래도 간호장교들은 국토방위 개념의 사명감으로 성실하게 근무한다.

다행히 여성단체연합, 6·25참전용사회, 해병전우회 등이 지난해부터 대책위의 활동에 적극 동조해 국간사 폐교에 반대하는 성명을 잇따라 냈고, 이미경 국회의원 외 33인이‘ 매년 의무적으로 신입생을 선발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군간호사관학교 설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해 놓았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 간호장교들은 간호사이기 이전에 1인당 80∼90명의 군인환자들을 돌봐 이들이 원대복귀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중대장이며 병영의 천사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반대학 출신 간호사들과는 다른 특수성도 있다.

연 3억5천만원을 아끼려다 대한민국 군인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아서는 안된다. 국방부는 간호사관학교가 세계 어느 곳에도 없어 폐교 결정을 내렸다고 하는데 그건 인식의 차이다. ‘한국에는 전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국군간호사관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는다면 세계적인 자랑거리다. 폐교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적인 시설로 대대적인 확장을 해야 한다. 국토가 분단된 휴전국가에서 간호사관학교는 절대 필요하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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