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소련이 붕괴된 것은 80년대초 유행되기 시작했던 청바지 때문이었다는 말이 있다. 고르바초프의 개방개혁 정책이 먹혀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자유화 바람에 기인했으며 청바지는 이같은 정신세계의 변화에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남녀를 가리지 않은 청바지는 자본주의의 상징이랄 수 있다.

청바지가 처음 나온 것은 미국의 서부에서다. 1848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사는 어느 노동자가 사금을 발견, 이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삽시간에 골드러시가 이루어 졌다. 보잘것 없던 황야 캘리포니아가 축복받는 땅으로 변했다. 이때 일확천금을 노려 노다지를 찾아 헤맨 많은 사람들은 들판에서 천막생활을 하며 금맥을 캤다. 그러자니 입성이 말이 아니었다. 잘 빨지 않아도 되고 잘 떨어지지 않는 옷이 필요했다. 아예 푸른 천막천으로 바지를 만들어 입은것이 청바지 원조다. 그러나 튼튼한 천막천의 청바지도 오랜 채금생활을 하다보면 결국 헤어지곤 했지만 그래도 입기마련 이었다. 헤어진 청바지를 입은 사람일수록이 금을 많이 캔 부자로 인식되기도 했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청바지를 일부러 해어뜨려 입는것을 멋으로 아는 풍조는 청바지 원조에 잠재된 그런 연유의 작용인지도 모른다.

며칠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청바지가 발견됐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1998년 미국 네바다 광산촌에서 발견된 이 청바지는 1885년 아모스키그 공장에서 제조된 것으로 116년전 것이다 리바이스 박물관에서 진품인증을 받았으므로 곧 경매에 붙일 것이라고 한다. 예상 낙찰가격이 자그만치 3만달러(약3천900만원)라 하니 누가 입었던 것인지 몰라도 정말 대단하다. 청바지, 즉 블루진은 원래 이탈리아의 제노바(Genova)란 도시에서 이같은 천을 짜 도시의 이름을 따붙였던 것이 구전되면서 진(Jean)으로 변했다는 말이 있다. 청바지의 유행은 역시 아직도 사라질줄 모른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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