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테마>재래시장을 살리자-안양 남부시장

안양을 키워온 상권, 안양서민들과 삶을 같이 했던 남부시장. 이곳을 이끌어왔던 상인들은 이미 노인이 되어 단골고객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있다.

새벽 2∼3시면 전국의 산지 유통인들이 모여 중부권에 서민들의 식탁에 올라올 생산물들을 풀어놓으면 이 일대 식당가는 새벽의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밀려오는 수입농산물과 대형유통점 시장점유로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경기도 남부권의 농축산물의 최대도매시장으로 알려진 남부시장도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1926년 시흥군 서이면 안양리(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에 안양시장으로 개설돼 매달 5일과 10일장으로 열려 남부권의 농수산물의 집산지로 알려졌다.

오랜전통을 자랑하는 안양시장은 전신인 60년 안양우(牛)시장으로 변하면서 경기 남부지역의 농축산의 도매시장으로 영예를 구가하다 지금의 남부시장으로 자리를 잡게된다.

현재의 남부시장은 안양시가 상공업도시로 성장을 거듭할 당시인 1972년 정식으로 설립돼 경기 남부지역의 청과도매의 대표시장으로 싸고 신선한 토종 청과물의 남부지역의 출하를 도맡아왔다.

72년 정식 시장으로 개설당시 130개의 점포수가 날로 번성하면서 현재 주변상가, 노점상 등을 포함, 현재 점포수가 3천여개로 늘어나 24시간의 도매유통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시장을 자주 찾는 정은희씨(35)는 “이곳에는 먹거리와 도매시장의 저렴함이 있어 재래시장의 풍경을 그나마 느낄수 있다”고 말한다.

남부시장은 우시장의 정취를 느낄수 있어 음식점들도 전통을 자랑하며 단골고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35년 전통의 남부고기집을 주변으로 한 먹거리촌은 신선한 농축산물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있어 시장과 달리 이 일대 음식점들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 일대는 해물탕의 원조라 하는 정호해물탕 등 20여개의 유명식당들은 30여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고 있어 전국 산지에서 올라온 출하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지금은 전국의 미식가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

또한 새벽녘에 경기도 일대에서 올라오는 수백톤의 농산물을 실은 차량의 하차와 중도매인들의 구호소리 등은 아직 그 정취를 느낄수 있게 한다.

그러나 평촌신도시 개발과 함께 대형백화점과 할인매점의 입점, 안양농수산물시장 개장 등으로 도매시장의 상권은 크게 약화되고 채소상들은 그나마 단골고객위주로 재래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의 경제불황은 이 지역 상인들을 더욱 고달프게 하고 있다.

과일을 전문으로 중도매하는 이모씨는 “30년을 이곳에서 과일을 판매하면서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어렵지 않게 살아왔는데 지금은 소비위축과 대형활인매장과의 경쟁으로 정말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또한 안양1번가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들의 중심상권이 남부시장 인근상가로 확대되면서 남부시장내의 건물들도 술집, 음식점 등으로 점점 변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부시장은 허가받은 시설기준이 적어 시장현대화 지원방안에 포함되지않고 있지만 중부권의 핵심적인 청과물 중도매시장으로 잘 알려져 있어 시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활성화 방안

남부시장은 지난 96년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의 개장으로 이전을 추진하다 상인들의 반발하는 가운데 일부 상인들은 이전하는 등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후 시와 번영회가 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인근의 대형유통점의 입점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또한 남부시장은 3천㎡ 미만으로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등록이 어려워 현대화 시설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현재의 시설로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남부시장은 우선 도매시장의 가장필요한 주차장확장과 필요시설 개보수에 나서는 등 전성기때의 명성 재연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또한 남부시장인근의 유명식당가와 이어진 시장활성화 방안을 모색, 할인매장이용 소비자들의 발걸음 유도하기도 한다.

시의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등 명맥 만들기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시는 이지역의 노후 상수도관과 하수관 교체, 가로등설치, 도로시설물 정비 등으로 깨끗한 시장만들기 나섰다.

상인들은 “24시간 중도매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던 시장이 점점 쇄락하고 있다”며“중부권의 최대 집산지이기도한 남부시장을 살리는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호계시장

경수산업도로에 근접해 수원과 안양지역 최대규모의 허가받은 시장인 안양호계시장.

재래시장중 규모면에서 시설면에서 가장 현대화된 시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곳도 인근의 외국계 대형 유통점이 들어오면서 상인들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1980년 안양시 동안구 호계 1동에 개설된 지하1층 지상 6층 규모로 상인들이 모여 시장을 이룬 인근 시장과는 달리 당시 현대식건물로 안양지역에서 최대규모로 설립된 현대식 시장이다.

현재 225점포와 시장 주변의 400여점포가 둘러싸여 한때 호황을 누렸던 호계시장은 지하층 총 73개 점포중 67개점포가 문을 닫고 6개 점포만이 영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지상 2층도 76개 점포중 2개점포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고 1층도 83개 점포중 36개 점포만 문을 열고 인근 주택가 주민들을 상대로 한 판매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호계시장의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는 우선 20년된 건물의 시설노후와 주차장이 거의 없어 이용객들의 불편을 들수 있다.

이에 호계시장도 올해 106면 규모의 공용주차장을 개설하고 시장 안내 간판 등을 시비를 들여 설치하는 등 손님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인들은 “호계시장도 이제는 새롭게 탄생시켜야 한다”며 “재래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현대화된 호계시장으로 대형 유통점과 겨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안양=유창재,홍성수기자 ssho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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