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공무원 상위직 늘려야

여성공무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앙인사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교육직과 경찰직을 제외한 전체 국가공무원의 19.8%인 2만9천800여명이 여성공무원으로 국가에 봉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기능직이거나 5급 이하의 하급 공무원이기 때문에 실제로 여성공무원의 역할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공무원 시험에 있어 여성의 합격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상위직 여성 공무원의 수를 대폭 증가해야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여성의 역할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 주 한국을 예방한 뉴질랜드 수상도 여성이며, 이미 북부 유럽에는 대통령과 수상이 배출된 지 오래고, 동남아지역에도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을 비롯하여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여성이 부통령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대처수상이 이미 국가를 경영, ‘대처리즘’을 탄생시켰으며, 세계 최대강국인 미국에서도 힐러리 상원의원은 차기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이다.

한국도 금년 여성부가 신설되었으며, 선거법을 개정 국회의원과 광역지방의원 선거시 비례대표후보를 30%로 하도록 입법화하는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제도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사회, 특히 상위직 공무원은 아직도 남성들의 독점물이 되고 있다. 5급이상 여성 공무원은 전체의 4.4%이며, 더구나 재경부, 국무총리실, 국세청과 같은 힘있는 부서에는 과장급 공무원이 한명도 없다고 한다. 이는 7급 공무원 공채에서 여성이 무려 16.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여성이 상위직 공무원에 진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이다. 정보화시대에는 여성과 같이 섬세하고 유연하며, 동시에 집착력이 강한 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여성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여성부만 신설하였다고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공무원도 단순한 보조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능력을 발휘, 남성공무원과 같은 대우를 받도록 해야 된다.

어느때보다 여성의 역할이 중요한 현대사회에서 한국 공무원 사회도 시대적 흐름에 입각하여 여성공무원에 대한 배려가 더욱 있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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